[학교에서 온 편지] 기린의 귀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2015. 3. 12. 14:05기린 학교 /교육 후기

기린의 귀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비폭력대화 1단계 특강을 시작하는 아침...

여러 가지 생각으로 뒤척이다 잠이 든 탓인지 몸은 무겁고 센터로 향하는 계단이 오늘따라 더 높아 보인다.

 

학생상담센터 주관으로 여러 가지 특강을 진행하면서 제일 교육이 어렵다고 생각한 동료 교수님들이 교육 대상이고 2~3시간의 교육도 아닌 3일간 18시간의 교육을 진행한다는 계획서를 보고 처음부터 우려가 많았던 만큼 특강에 대한 걱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 주에 진행했던 학생대상 비폭력대화 1단계 특강에서의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기에 기대하는 바로 있지만 그래도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기대와는 달리 많은 분들이 참석하지 않으셨기에 교수님들을 많이 오실까? 신청하신 교수님들을 다 참석하시겠지?”부터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며 교육장소로 이동했다.

 

 

신청하신 교수님들이 다 오신 모습들을 보고 일단 안도의 숨을 몰아쉬며 첫 시간에 들어갔고, 준비하는 모든 선생님들의 우려와는 달리 너무나도 적극적인 모습에 수업에 몰입할 수 있었다.

 

자칼과 기린 상징을 소개하시는 안진희 강사님의 말을 들으며 자칼의 모습을 한 한사람 머릿속에 스쳤고, 자칼의 말에 상처받았던 내 마음과 모습이 다시 떠올랐고 그 자칼의 모습이 자꾸 내게는 해결되어야 할 상처로 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강이 이틀로 접어들었을 때, 역시 자칼의 모습을 하고 내게 상처 주었던 사람에 대한 기억이 올라왔을 때,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찾아왔다. 내게 자칼의 말로 상처 준 사람에 대한 생각을 접고, ‘자칼의 말에 대해서 나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에 집중하고 그 자칼의 말을 듣고 상처를 받은 내가 정말 원하는 것(욕구)는 무엇이었을까?’에 집중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이런 시간들은 내게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자칼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내 자신을 직면해서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 특강을 통해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강 시간이 흘러갈수록 조금은 해결되지 않았던 내 안의 감정이 내게 속한 감정이 아니고 조금은 객관적으로 떨어져 볼 수 있는 시간으로 바뀌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때, ‘듣기 힘든 말을 들었을 때 네 가지 선택에 대한 내용으로 특강이 진행되는 중에 지금까지 내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있던 그 말을 가지고 모든 사람들 앞에서 역할극을 할 시간이 되었다.

 

내가 직접 듣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던진 머리를 좀 써서 일하지라는 말을 가지고 자칼 OUT, 자칼 IN, 기린 IN, 기린 OUT에 대해서 기록을 하고 머리띠를 바꾸면서 역할극을 하면서 기록을 하면서 조금은 치유되었던 내 마음이 눈 녹듯 풀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동안 머리 속에 맴돌며 어떤 일을 진행하더라도 내 자신을 죄고 있던 자칼의 말은 이제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었던 느낌은 무엇이었으며, 그 안에 숨어 있는 욕구가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하게 되니 그 분과 복잡하게 얽혀있던 실타래가 풀어지듯 내가 받았던 상처와 복잡한 감정들이 하나씩 해결되는 듯했다.

 

비폭력 특강에 참여해서 만약 이 일이 해결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계속해서 만나서 업무협의를 해야 되는 그분과의 관계로 인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많은 지장을 주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내 마음에도 평화가 찾아오지 않았을지도...

 

 

 

비폭력대화의 특강이 끝나고 내 생활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남편과의 대화도 아이들과의 대화에도 비폭력대화의 기본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기에 무뚝뚝한 나와 세 남자의 대화패턴도 바뀌고 세 남자들의 대화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기에 하루하루가 편안하고 풍요롭게 살아가고 있다.

 

변화는 아주 작을지라도 시작된다면 연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예전에 호수에 돌을 던지면 그 파장이 내가 볼 수 있는 곳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호수의 끝까지 전해지는 것이라고 했던 그 말이 지금 내가 느끼고 있다. 그러기에 이 작은 변화가 지속된다면, 내 삶에 또 다른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행복한 기대를 해본다.

 

작은 변화를 일으키게 된 시작이었던 비폭력대화는 아마 행운을 기대하며 그 많은 클로버 속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아 행복해하며 가장 소중한 책 사이에 넣어 보관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처럼 비폭력대화와의 만남은 내 삶의 또 다른 행운이었을 것 같다.

 

 

목원대학교 학생상담센터 상담실장 서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