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4. 22:15ㆍ기린을 위한 주스/캐서린의 나누는 글
한국에 비폭력대화(NVC)가 들어온 지 20년 만에 김효선, 정지선 두 분이 2025년 초에 CNVC 어세서가 되셨습니다. 한국 NVC 커뮤니티가 많은 복을 받으며 새해를 시작합니다.
어세서의 역할은 국제인증지도자(Certified Trainer)를 인증하는 것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는 43명의 어세서가 있고, 활동 중인 국제인증지도자(CT)는 약 700명입니다. 처음에는 마샬이 하셨지만 비폭력대화를 배우는 사람이 많아지고 CT로 활동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늘면서 어세서가 더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2005년경 내가 살던 산타 바바라에 어세서가 필요해서 어세서가 되었습니다. 그 후 미국에 세 명, 중국에 한 명의 어세서를 배출했고, 지금은 일본인 두 명을 훈련하고 있습니다. 늦은 감이 있으나 저의 큰 기쁨은 한국에서 정지선과 김효선 두 분이 어세서가 되신 것입니다.
어세서는 트레이닝을 하기도 하지만, 사실 어세서는 의식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르치는 게 막연합니다. 마셜이 어세서 훈련 과정을 만들려고 노력하긴 했지요. 그래서 미국과 유럽에서 두 번 과정을 열었는데 유럽에서는 15명, 미국에서는 12명이 왔고 그 중에서 어세서가 된 건 3명 정도입니다. 과정을 열긴 했지만 뭘 가르친 거는 아니고 같이 지내며 태도를 보는 거죠. 예로, ‘CT가 되고 싶어 온 사람에 대해 당신이 그 사람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어서 인증을 할 수가 없을 때 그 사람이 항의한다면 어떻게 대응하겠느냐’ 하는 롤 플레이를 하면서 태도를 봐요.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 두 가지를 말씀드려보면, 첫째는 “옳다, 그르다” 하는 이분법적 생각에서 해방됐는가, 해방이 되지 않았어도 최소한 자신이 이분법적인 생각에 휩쓸렸을 때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의식하는지를 봐요. 이분법을 완전히 넘은 사람은 보기 힘들지요. 그래서 의식할 수만 있어도 신뢰가 되는 거죠. 두 번째는 파워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봐요. 어세서 역할을 파워로 보게 되면 우리가 지향하는 것과 달라서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인증지도자가 되려고 신청한 사람을 완전히 동등하게 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요. 저는 저를 무서워하거나 저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사람은 인증을 보류해요. 물론 저에게도 그런 상황에 대한 책임이 있지요. 자신이 파워언더power-under 하는 것을 의식하고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중요해요. 영어에 ‘푸시백’push-back이라는 말이 있어요. 누가 나를 푸시했을 때 자신의 바운드리를 위해서 공감을 포함한 푸시백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요. 일상 생활에서 쉬운 예는 다른 사람들과 의견이 다를 때 겁이 나도 자기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물론 공동체 구성원들이 자기표현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함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요.
NVC에서는 ‘파워’가 큰 숙제예요. 국제적으로도 큰 파워가 폭력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 인류 전체가 대면하고 있는 문제이지요. 우선 지금 몸을 담고 있는 공동체에서, 개인 개인 사이에, 특히 가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힘의 차이가 있을 때 상호작용을 어떻게 NVC 의식으로 하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알아차림이 필요하지요. 파워는 어세서와 지원자 사이에서도 민감한 요소가 될 수 있어요.
어세서는 CT가 되기를 원하는 지원자와 인증 절차를 밟아 갈 때 세 가지 면을 봅니다. 첫째는 비폭력대화에 대한 지식이 있는지를 봅니다. 관찰과 평가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능력 같은 거죠. 두 번째는 가르치는 능력을 봅니다. 아는 것과 가르치는 능력은 다른 것이니까요. 세 번째는 NVC 의식을 얼마만큼 내면화 했는가 입니다. 어세서는 자신이 인증하는 지원자가 CT가 되었을 때 즐겁게 같이 일할 수 있는지를 봐요. 그러나 어세서의 개인적인 호불호를 피하려고 세계 여러 곳에서는 2, 3명의 어세서가 함께 일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에서 혼자일 때는 CT 인증 마지막 절차인 화이널 어세스먼트(Final Assessment)에 외국 어세서를 초대하곤 했지요.
국제인증지도자가 되면 좋은 점은 인증지도자 네트워크에 포함되어 서로 정보도 많이 교환하고, 세계 어디를 가도 반가운 연결이 있고, IIT 트레이너로 초대받을 기회가 있다는 것이에요. 또 CT가 되면 삶을 보는 눈이 달라지면서 다른 의식이 생기는 것 같아요.
CT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김효선, 정지선 어세서에게 신청을 해주시기 바래요. 저의 희망은 두 분의 어세서를 통해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CT들이 더욱 많아지는 것입니다.
김효선, 정지선 두 분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캐서린 한 드림
| 인터뷰 및 정리 : 윤인숙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공동대표)
어세서, 김효선을 만납니다.
어세서, 김효선을 만납니다. ▷ 축하드립니다. 어세서가 되신 소감이 어떠세요? 저는 그동안 한국에서 진행된 어세서 과정에 모두 참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느낌이 지금도 몸 안에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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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세서, 정지선을 만납니다.
Q. Assessor 되신걸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그동안 교육원 강사들이나 협력강사 심사, 그리고 몇 번의 CT(CNVC Certified Trainer) 인증과정에도 팀으로 참여하면서 비슷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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