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북적 시끌시끌, 주양초등학교 기린마을 ♬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뭔가를 발견하고, 만나는 순간은 가슴에서 찡~ 진동이 일어납니다."

 

 

 

“WELCOME TO 기린마을” 부산 주양초등학교 기린마을은 학교 공동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감과 중재의 공간입니다. 매주 목요일마다 4시간 동안 활동가 2명이 함께 아이들을 만나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부산에는 주양초를 포함, 총 3개의 기린마을이 있습니다. 금성초와 화명초가 2018년 비슷한 시기에 부산에서 처음으로 운영하기 시작했고, 주양초는 2021년 9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기린마을을 열면서 가장 먼저 학생들과 선생님들께 기린마을 오픈 소식을 전하기 위해 약 2주 동안 기린마을 활동가들이 전 학년 각 반 교실로 찾아가서 기린마을 소개하는 홍보활동을 했습니다. 더불어 학부모님들을 학교로 초대해서 기린마을을 소개했습니다. 이후 학기 중에 학부모대상 비폭력대화 연수를 지난해 1기, 올해 1학기에 2기 실시했으며, 2학기 현재 3기 연수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NVC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연수에 참여하신 학부모님들이 교내 NVC연습모임 동아리를 꾸려서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지고 있고, 기린마을 활동가가 진행자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님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교육으로 기린마을과 비폭력대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기린마을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 안팎으로 “평화롭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가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주셔서 기린마을 활동가로서 감사하고, 으쌰으쌰 힘이 납니다!

 

기린마을이 가장 북적북적, 시끌시끌한 시간은 점심시간입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오기도 하고, 혼자 오기도 합니다. 편안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그림도 그리고, 느낌, 욕구카드를 골라서 마음을 표현해보기도 하고, 다양한 활동지 중에 하고 싶은 것을 골라서 활동해보기도 합니다. 수업이 끝나고 돌봄교실이나 방과후수업에 가기 전에 와서 잠깐이라도 인사를 나누고,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려주고 가곤 합니다. 좀 더 여유롭게 공감시간을 갖고 싶은 친구들은 따로 시간을 정해서 오기도 합니다. 수업시간에는 주로 담임선생님이나 부모님의 요청으로 오는 친구들이 개인 혹은 그룹으로 공감과 중재 활동을 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저학년 남자친구A와 여자친구B의 갈등 사례를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A는 B가 때렸다고 주장하고, B는 A를 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계속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어서 답답한 상황이라고 하시면서, 기린마을에서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먼저 의견을 주셨고, 아이들도 동의해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두 친구가 같이 와서 각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하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이때 “때렸다”는 표현 대신 행동을 관찰로 표현해보기로 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기가 다소 어려웠지만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고, 그 순간의 느낌도 솔직하게 표현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어느 순간 A의 이야기를 듣던 B가 A를 때린 것은 아니지만, A가 느낀 감정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원하는 것을 얘기했는데, B가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라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A가 “그럼 친하게 지내면 되지~” 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 서로를 바라보면서 수줍게 웃던 아이들의 얼굴이 정말 기뻐 보였습니다. 사실은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기가 어려웠던 점이 있었겠지요. 감정이 서투르게 표현된 것이 갈등의 원인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사이좋게 지내는 데 필요한 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서로에게 부탁 표현도 해보았습니다. 다음에도 필요할 때는 이번처럼 기린마을에 와서 대화해보자고 약속도 했습니다. 대화를 마무리하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웃는 얼굴로 교실로 돌아가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기뻤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궁금해하고, 이해해보려고 마음을 내어준 두 친구에게, 기린마을을 신뢰하고 아이들을 보내주신 담임선생님께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어떤 특정한 말과 행동 뒤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았던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뭔가를 발견하고, 만나는 순간은 가슴에서 찡~ 진동이 일어납니다. 정말이지 빛이 나는 것만 같습니다. 그 순간의 아름다움과 충만함이 주는 기쁨이 기린마을에서 살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우리 안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회복할 수 있는 공감에너지가 흐르는 곳, 그곳이 바로 기린마을입니다.

기린마을이 앞으로 더 나아가는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과 노력, 변화들이 필요하겠지만, 함께 하는 이들이 있기에 든든하고 기대됩니다.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학교 안의 공감과 중재의 공간” 기린마을에 오세요! 언제든 환영합니다!

 

 

주양초 기린마을 활동가 서지유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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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마을 프로젝트란?

학교 공동체가 자체적으로 돌봄 시스템을 갖추도록 지원합니다. 
첫째는 NVC중재자가 상주하며 학생, 교사, 학부모들은 정서적 어려움이 있거나 갈등이 발생하였을 때 즉각적인 공감 및 중재를 지원받아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고, 
둘째는 학생,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관련 교육과 연습을 지원하여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이 스스로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역량을 키워 학교 공동체의 돌봄 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학교에서 갈등이나 폭력이 발생했을 때, 오히려 교육적으로 풀어가기 어려운 제도적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실에서 희망을 만들어가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기린마을 활동가가 있습니다. 상호지원하며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후원을 요청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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