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29. 14:52ㆍ기린 Life
나는 왜 '사회적 이슈로 대화하기'에 참여하고 있을까?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들은 수많은 주제로 대화들을 주고받습니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친구들과 가족과도요.
사실 하루 중 9시간을 함께하는 회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동료들과 하는 이야기들이 제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그런 일상의 대화를 할 때마다 듣기가 힘들어지고 불편한 마음이 더 커져가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대화가 아니라 듣고 싶지 않은 소음처럼 들릴 때가 많고 마치 허공에 떠도는 말들뿐인 대화 같았습니다.
사실 이야기의 주제가 문제인 경우보다는 대화의 방식이 저에게 많은 불편함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하고 나면 뭔가 더 기분이 좋지 않고 찝찝함을 남기는 그런 대화내용들이 대부분 이었거든요.
주로 가십거리 이야기 혹은 동료 직원들 험담들
평가와 비난이 주를 이루고 서로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것 같은 분위기
점점 더 그런 자리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갔습니다.
회사에서 취미생활을 하는 공간에서조차 사람들 간의 갈등이 야기되는 상황들이 지켜보다 보니 회사가 가기 싫은 곳이 되어버리고 사람들마저 싫어지는 감정들이 제 마음 안에서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불필요한 감정소모가 싫어 최대한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회피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사회적 이슈로 대화하기'를 알게 되었고 참여하면서 너무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낮선 사람들과 줌으로 하는 대화 속에서 불편함 보다는 편안함과 따뜻함이 느껴졌거든요.
물론 처음에는 대화방식이 낯설었지만 몸이 느끼는 진실한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 존재하고 내 이야기를 다시 반영해주는 대화방식은 마음의 허기를 채워주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가까운 인연들이 서로에게 말로 상처를 주고받는 것만큼 슬픈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가까운 지인들과 일상 속 대화에서 상처가 되는 말들이 너무 쉽게 오고가는데 이곳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몇 번의 참여를 통해 내 이야기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누군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정말 엄청난 에너지를 느꼈습니다. 저는 이런 경험이 마치 마음의 선물을 받은 것 같다는 표현을 쓰고 싶네요.
'사회적 이슈로 대화하기' 에 참여하며 일상대화의 불편함을 야기한 이유는 이야기 주제의 문제라기보다 습관화된 대화의 방식이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상 속에서 채워지지 않았던 어떤 결핍들을 대화를 통해 채울 수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습니다. 모임에 참여하다 보면 내가 사람들 그리고 세상과 이렇게 깊이 연결되고 싶은 욕구가 강한 사람이구나 새삼 깨닫게 됩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말 하고 듣는 것만으로도 따뜻함과 연결감으로 우리는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실감했던 것 같습니다.
좋은 것이 있으면 널리 알리고 남들도 좋은 것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주 모임을 열어주는 선생님들도 이 글을 쓰는 제 마음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데 잘 알아야 하지만 정규교육 과정에는 없는 것들이 정말 많은데 자신의 감정을 잘 다루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이 그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참여하며 느끼고 알게 된 것들을 매번 일상으로 적용하고자 다짐하지만 실제 현실로 돌아오면 지금까지 해온 패턴대로 습관적인 반응이 나오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모임에 참여하며 좋은 경험의 빈도를 높여 주다보면 제 일상의 대화 방식도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적 이슈로 대화하기' 나 비폭력 대화가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든다면 얼마나 따뜻한 사회가 될까요?
'사회적 이슈로 대화하기' 모임에 참여하며 느껴지는 부분들을 저의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는 시간과 시기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포근해지는 것 같습니다.
말에도 온도가 있듯이 사람들은 서로의 말의 온기에 많이 영향을 받고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갑니다. '사회적 이슈로 대화하기' 를 참여하다보면 따뜻한 말의 온도 때문인지 마음의 온도까지 덩달아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사회적 이슈로 대화하기' 의 따뜻한 온기를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바람입니다.
임은희
임은희님은 꽃과 나무를 좋아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게 많이 어렵고 서툴지만 나다움을 잃지않기 위해 계속 뭔가를 시도하고 찾아가는 중입니다.
그 중 하나가 비폭력대화 입니다.
사회적 이슈로 대화하기 7월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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