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6. 11:46ㆍ기린 Life
일터에서의 비폭력대화 2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경험혁신아카데미 인재개발파트장 허성 프로
2024년 1월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경주에서 있었던 2024 IIT(NVC국제워크샵)에서 허성 프로를 처음 만났습니다. 워크샵 내내 개인세션으로 ‘임프라브’라는 즉흥연기극장을 열어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분이셨지요. 첫날 같은 조에 배치된 인연으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에버랜드의 교육파트에서 일하면서 2019년 직원 정규교육 프로그램으로 1년간 비폭력대화 교육을 도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중에 꼭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6월 4일 용인의 에버랜드 경험혁신아카데미에 찾아가 두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어떻게 기업교육 담당자가 되셨나요?
저는 공대에서 안전공학을 전공했어요. 성수대교가 무너지는 걸 보면서 건축공학과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그 당시 건축공학과 인기가 좋아서 점수가 엄청 높았어요. 점수에 맞추다보니 건축공학과 대신 안전공학과에 들어갔는데, 전공이 재미 없어서 광고동아리에 들어가 공모전 활동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운 좋게 상을 몇 번 받았고, 그 덕에 에버랜드에 입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입사해서는 홍보, 인사 업무를 같이 하는 팀에 있어서 인사도 해보고 교육도 해보게 되었는데, 교육이 저랑 잘 맞았어요. 그래서 교육을 좀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당시 부서장께서 대학원 진학을 권유해주셔서 인적자원개발(HRD) 전공으로 대학원에 들어갔어요. 당시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부서장이 많지 않았는데 너무 고마웠죠. 대학원 다닌다고 하면 할 일이 그렇게 없냐고 비아냥을 듣던 때였어요. 대리 시절이라 정신없이 바쁠 때이기도 했죠. 그런데 공부가 제 가치와 잘 맞아서 너무 좋더라구요. 거기서 제 세상이 많이 넓어졌어요. 딱 10년 전이네요. 신기하게도 학부 졸업 10년 후에 석사과정에 들어갔고, 석사 졸업 10년 만인 올해 다시 용기를 내어 코칭전공 박사과정에 들어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Q. 비폭력대화는 언제 처음 접하게 되셨나요?
대학원 동기가 10명이었는데 컨설턴트도 있고 강사도 있고 저처럼 기업교육 담당자도 있었어요. 당시 대학원 안에는 HRD 트렌드를 공부하는 자율적인 스터디 모임이 있었어요. 그 모임에 서울시청 공무원이 한 분 계셨는데 그 분이 ‘비폭력대화’ 책을 소개해 주셨어요. 책 제목에 끌렸던 기억이 있어요. 저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서 바로 샀죠. 그게 비폭력대화를 처음 접한 계기였어요.
에버랜드가 하는 서비스의 본질은 소통이에요. 직원들끼리의 소통도 중요하고 고객과의 소통도 중요하죠. 고객응대, 고객불만대응 같은 감정노동도 결국은 소통이고, 소통을 잘하는 게 전문가가 되는 길이라 생각하고 HRD 담당자로서 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교육에 뭐가 있을지 엄청 많이 찾아다녔어요. 대한민국에 있는 소통 교육은 닥치는대로 찾아다녔죠. 그 해답으로 발견한 것이 비폭력대화였어요. 무엇보다 머리로 이해가 잘 되더라고요. 대부분의 소통교육은 강사 본인의 경험을 재미 위주의 '썰'로 푸는 경우가 많은데, 비폭력대화는 명확한 대화모델이 있고 그 프로세스가 확실하게 이해되었어요.
Q. 정식직원교육으로 비폭력대화를 어떻게 추진하게 되었나요?
비폭력대화 책을 읽은 후 교육을 받아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바로 교육을 신청했어요. 선릉센터에서 저녁에 하는 교육이었어요. 교육을 받으니 더더욱 확신이 생겼어요. 이거 우리 회사에 잘 맞겠다, 내가 진짜로 원했던 교육이다, 이 교육을 사내에 전파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요. 그때 마침 새로 오신 CEO께서 우리 회사에 중요한 가치가 '공감'이라는 말씀하셔서 비폭력대화를 소개해 드린 후, 교육원에 찾아가서 당시 이윤정 대표님께 임원교육을 부탁드렸어요. 그 후에 탄력을 받아서 비폭력대화 NVC 1 과정을 정규과정으로 편성해서 직원교육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Q. 비폭력대화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기획되었나요?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1차수당 6주씩 총 6차를 진행했어요. 일주일에 3시간씩 6주간 18시간을 하고 정식 수료증까지 주었지요. 한 클래스당 인원은 최소 15명에서 20명으로 해서 총 100명이 넘는 직원이 교육을 받았어요. 동일 부서에서 3인 이상 신청 불가 조건을 넣었고, 유튜브 소개 영상을 함께 보내서 필요한 분들이 신청하실 수 있도록 했어요.
한 클래스 정원 15명 중 2/3는 본인이 자발적으로 신청해서 온 분들이었고, 1/3 정도는 간부급 직원으로 말로 상처를 주시는 분들이 부서장 권유로 들어온 분들이었어요. 권유해서 온 분들도 막상 수업 들어와서는 너무 좋아하셨죠. 다만 담당자로서 매 클래스마다 15명을 채우는 게 쉽지 않아서 거의 일대일로 소위 ‘영업’을 했습니다. 부서마다 돌면서 한 명씩 보내달라고 부탁을 드렸던 거죠. 에버랜드는 연중무휴라 부서에서 한 명이 교육을 가면 다른 사람이 그 사람 자리를 메꾸어야 해서 교육생을 모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Q. 자발적으로 오신 분들은 뭔가 절실한 필요가 있으셨겠네요?
정말 필요해서 오신 분들이 있었어요. 그런 분들은 직장보다는 가정에서 배우자나 자녀와의 갈등이 많더라고요. 저희 회사 직원 평균연령이 40대가 넘다 보니 중학생 이상 자녀들이 많은데요, 소통이 너무 어려워서 가족 간에 대화를 잘하고 싶다는 욕구가 많았어요. 또 저희 회사에는 아르바이트 직원이 많아요. 대부분이 20대 초반의 젊은 분들인데, 40대 이상의 정규직 관리자들이 이런 젊은 아르바이트 직원들과 소통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세대차이의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에게도 소통을 잘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어요.
Q. 교육 진행과정은 어땠나요?
회사 공간이다 보니까 한 부서에서 여러 명이 오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비폭력대화 수업에서는 개인적인 얘기들을 많이 하게 되잖아요.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안전한 장을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데 같은 부서원들하고는 그런 얘기를 꺼내는 게 쉽지 않겠더라구요. 그래서 한 부서에서 한 명만, 규모가 큰 부서인 경우 두 명까지 받기는 하지만 파트가 달라야 된다, 평소 같은 일터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은 안 된다는 원칙을 세웠어요. 다른 부서에서 골고루 받아야 되니까 사람 모으는 게 가장 어려웠죠. 그래도 어렵게 얻은 기회인데 개설이 취소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영업을 뛰었답니다.
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그라운드룰이 있었는데 바로 비밀 유지였어요. 교육 중 나온 이야기는 거기서만 끝내고 절대 다른 데서 얘기하면 안 된다는 거였죠. 그것에 대한 동의가 있어야만 자기 얘기가 나오겠더라고요. 그 원칙을 강조하면서 동의를 부탁드렸지요.
안전하다고 느끼는 건 강사의 역할도 중요한 거 같아요. 이윤정 대표님이 참 대단한 게 위트있고 공감 능력도 탁월하셔서 짧은 시간에 교육 공간을 안전한 장으로 만들어주시는 능력이 있으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말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비자발적으로 온 사람들은 자기 얘기를 잘 안 했어요. 그런데 강사분 이야기를 듣다 보니 공감이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자기 얘기를 잘 할 수 있도록 안전한 장을 만들어주고 참여를 유도하는 강사의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는데도 일년 동안 잘 진행해 주셨어요. 저희 직원이 남성 위주다 보니 남성에 대한 연민, 대한민국 중장년 남성에 대한 연민이 기본적으로 있으셨고, 이런 회사 조직에 비폭력대화가 전파됐으면 좋겠다는 사명감이 우리 회사와도 잘 맞으셨던 것 같아요.
Q. 교육결과가 궁금합니다.
SCM이라고 성공사례기법(Success Case Method)으로 결과보고를 하기 위해서 교육이 끝나고 한 달 후에 별도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어요. 과정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9점이 나왔어요. 기업 교육에서 그렇게 높은 점수가 나오는 건 쉽지 않아요.
현업 적용 사례를 정리한 자료가 있는데요, 당시 지속적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보고하기 위해 사례를 정리한 내용이예요. 이후 코로나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어가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성공적인 적용사례를 많이들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현업적용 사례>
○ 선입견보다는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알고 있는 사실이라도 구체적으로 질문하게 되었다.
○ 비난이 아니라 사실 중심으로 말하니 부서내 분위기가 바뀌었다.
○ 비난이나 지적이 아니라 기린대화법으로 말하니 상대의 대화도 달라지고 서로 이해하는 대화가 되었다.
○ 자녀에게 관찰로 이야기를 시작하니 엄마가 화내지 않아서 너무 행복하다고 아이가 말했다.
○ 회의 도중 상대의 비판의 말을 공격으로 받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 상대의 자칼말을 공감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 내 욕구를 분명히 하고, 상대의 욕구도 발견하고자 노력하게 되었다.
○ 전에는 돌려 말하면서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했으나 이후 니즈를 분명히 말하게 되어 업무에 도움이 되었다.
○ 돌직구 화법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교육 후 생각하고 말하게 되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 상사의 비난하는 말에 대해 불편하다고 표현해서 사과를 받고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았다.
○ 이전에는 남편과 자칼식 대화를 하였으나 교육 후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서 불편한 감정이 남지 않았다. 가정불화 → 회사에서의 짜증 → 집에서 더 짜증을 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
○ 고객상담 업무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 고객에게 반말을 하시면 불편하다고 표현하니 서로 마음이 덜 상하고 실제 경찰 호출 빈도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상대의 욕구에 공감하면서 사과보다는 개선에 초점을 두고 대화하였고, 상담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못해도 자기 공감과 향후 개선점을 생각하며 상처받는 일이 줄어들게 되었다.
○ 화가 나는 상황에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 지시를 욕구에 기반한 부탁으로 바꾸어서 말하게 되니까 덜 어려워하고 질문도 많이 해서 관계가 원활해졌다.
○ 해결방법을 제시하기 보다는 공감을 먼저하고 함께 고민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진행하게 되었다.
○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의견을 내니 회의가 매끄럽게 진행되고 좋은 해결방안을 도출하게 되었다.
○ 직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마음과 그 마음을 상대에게 보여주고 상대를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았다.
○ 어떤 일에 화가 날 경우 나의 느낌과 욕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생겼다.
○ 사내 갈등 발생 시 스스로의 마음관리에 도움이 되었다.
○ 갈등직원 면담 시, 전에는 충고와 조언을 주로 하였으나, 이후에는 경청과 공감을 통해 면담 시간도 길어지고 면담 후 직원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물론 배우고 나서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현실에서는 잘 실천이 안 된다는 피드백도 많았지요. 실제로 잘 쓰기 위해서는 연습을 많이 해야 되는 일이니까요.
Q. 교육을 추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서비스업이 감정노동이라 스트레스가 많아서인지 가정불화가 많더라구요. 참여자 중 한 분은 교육을 시작할 당시 3개월 동안 배우자와 서로 말을 하는 않는 냉전 상태였대요. 서로 투명인간처럼 살았는데 비폭력대화 교육을 받고나서 대화를 다시 시작했다는 피드백을 들었어요. 그런 피드백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죠. 교육 만족도가 워낙 좋아 NVC 2단계도 열어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Q. 허성프로님이 회사에서 받은 교육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맨 처음 접했던 것은 명상이에요. 명상을 통해 스스로 많이 안정되고 도움을 받았지요. 그 다음에는 내 안의 느낌을 찾아보는 감수성 훈련을 받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감수성 훈련은 프로그램화된 게 아니라 집단 상담 같은 느낌이었어요. 남관희 코치님이 분기에 한 번 오픈교육을 열어주셔서 참가할 수 있었죠. 그 다음에 비폭력대화를 들었어요. 책을 먼저 보니 비폭력대화 프로세스가 있어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교육원에 가서 집합교육을 받았고 실제 많이 도움이 됐죠. 제가 일하면서 제일 많이 쓰는 것은 연결부탁인 것 같아요. 후배 직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 제가 피드백을 하고 후배직원의 생각을 물어보는 거죠. ‘내 생각은 이런데 OOO 프로 생각은 어때?’ 라고 말이죠. 비폭력대화 교육은 작년에 중재과정까지 들었구요, 23중재 동기분들과 온라인에서 연습모임을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라이프과정도 하고 싶은데 올해 박사과정에 들어가서 좀 미루고 있어요. 이후에 꼭 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협력 강사까지 하는 게 목표예요. 강사가 되어 회사에 비폭력대화를 전파한다면 너무 보람될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는 코칭 교육을 듣고 코치가 되었지요. '코치로서의 리더(Leader as Coach)'라는 사명으로 코칭문화를 사내에 뿌리내리게 하는데 일조하고 싶어요.
Q. 올해부터 시작하신 코칭 박사과정은 어떤가요?
힘들어요. 석사할 때도 힘들었지만 그때 하기를 참 잘했다 싶어요. 그런 어려운 과정을 통해서 지금의 제가 있고 또 연결이 많이 됐고 여러 가지를 알게 되었어요. 회사 밖에 모르다가 세상이 되게 커진 것 같아요. 그때는 유리 멘탈이라 상사의 질책이 무섭고 조직생활이 어려웠는데, 지금은 많이 편안해졌어요. 제가 좋아지니까 이걸 주변에도 전파하고 싶고, 더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요. 우선은 저희 부서나 회사에서부터 그렇게 해보고 싶어요. 코칭은 비폭력대화 철학과도 아주 잘 맞아요. 회사에서는 리더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리더를 위한 코치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저부터 공부해보려고 용기내어 도전을 했죠.
Q. 일하면서 힘들었지만 보람있었던 대화의 순간은 언제였나요?
가장 힘들었던 건 회사에서 새로 인수한 골프장에 파견을 갔을 때였어요. 200명의 직원과 200명의 캐디가 근무하는 큰 골프장이었는데 그 곳 인수팀의 인사담당이었습니다. 그 당시 노사관리도 담당이었는데 고용승계에 대한 기존 직원들의 불안과 걱정이 많았죠. 저의 미션은 직원들을 안심시키면서 노사안정을 이끌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노동조합과 임금협상이 잘 되지 않아서 3개월 동안 급여 인상분이 지급되지 못했던 적이 있는데 잠이 안 올 정도로 스트레스가 엄청 심했어요. 제가 협상을 제대로 이끌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는 책임감이 컸죠. 막판에 당시 노조위원장을 직접 찾아가서 세시간 넘게 끈질기게 이야기를 얘기를 했는데, 어느 순간 진정성 있게 연결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통한 것을 느낀 순간 바로 대표님을 찾아가서 도장 받고 협상을 마무리했어요. 그러고 나서야 그날 밤 두 발 뻗고 꿀잠을 잤지요. 그때 스트레스를 하도 받아서 탈모가 생겼는데 아직도 회복이 안 되고 있답니다. 그래도 비폭력대화를 통해 서로 통하고 연결된 빛나는 순간이라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상담기법 중에 동기강화상담이라는 게 있는데 코칭과 비슷해요. 주로 중독자들에게 하는 상담인데 중독대상은 마약, 술, 담배 같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무언가에 중독돼 있어요. 중독이 되면 바뀌어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힘들 것 같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이지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 안 바뀔 거라고 포기하는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게 동기강화상담이에요. 그런데 그 상담도 결국은 라포를 형성하고 공감하는 게 가장 중요한 핵심이예요. 여러 가지 마음 공부를 해봐도 결국 마지막에는 '공감'이 핵심인 것 같아요.
Q. 비폭력대화에 대해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관심있어 하는 곳이 많아요. 교육 담당자들은 매년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싶어 하죠. 매년 똑같은 걸 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요즘 뭐가 좋은지, 새로운 이슈가 뭔지 파악하는데, 요즘 가장 큰 이슈는 소통이에요. 소통이 관계의 질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통을 잘 하는 것이야말로 결국 좋은 팀웍과 성과를 만든다는데 이견은 없을 겁니다.
Q. 기업에 비폭력대화를 확산하는 좋은 방법이 좋을까요?
기업에서 비폭력대화의 가능성은 아주 파워풀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나를 따르라’ 식의 카리스마적인 리더가 많았고, 다소 억압적이고 폭력적이라도 성과만 내면 OK가 됐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시대적으로 비폭력대화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 같아요.
그런데 수요만큼 사회에 진입을 많이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폭력대화가 아는 사람들 안에서만 알음알음 구전되는 느낌이랄까요. 뭔가가 확산을 가로막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회사에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제가 비폭력대화 강의를 하는데, 비폭력대화를 보다 널리 알릴 수 있게 많은 사람들에게 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협력강사 제도는 그런 차원에서 바람직한 거 같아요.
또 한가지, ‘비폭력대화’ 책을 읽은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사내에서 교육할 때 저는 ‘비폭력대화’ 라고 안하고 ‘공감대화’라고 교육과정 이름을 바꾸어서 진행해요. ‘폭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거부감이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특히 리더들은 “나 그렇게 폭력적인 사람 아니야. 좀 빼줘” 그럽니다. 자신이 폭력적인 사람이라 순화시키기 위해서 인사팀에서 강제로 교육에 입과시켰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비폭력대화가 한국에 알려진 지 20여년이 되어 이제는 ‘비폭력대화’ 자체가 고유명사처럼 되어서 완전히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잘 소개할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NVC라는 단어가 대표성이 있으니까 ‘NVC 공감대화’ 라는 표현은 어떨까 싶네요.
비폭력대화를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런 니즈가 있는 사람을 직접 만나서 컨택하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서비스 분야가 좀 더 관심이 있을 것 같고, 기업교육업체 중에 잘하는 곳을 컨택하는 방법도 좋을 거 같아요. 비폭력대화는 콘텐츠가 너무 좋기 때문에 기업교육을 담당하는 회사를 직접 만나보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또 CEO나 파워가 있는 쪽에서 탑다운으로 내려오는 것도 전파하는 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비폭력대화를 배운 스타를 통해서 홍보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구요.
코칭회사 시스템도 벤치마킹해 볼만 해요. 코칭회사는 회사 소속 코치와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파트너 코치로 구성된 경우가 많아요. 코칭회사에 일이 많이 들어오면 내부 사람들만으로 다 못하니까 외부의 파트너 코치들에게 일을 나눠주는 거죠. 그리고 고객들에게도 선택권이 있어요. 고객들은 코치의 강점, 커리어, 전문분야를 보면서 코치를 선택해요. 요즘은 임원코칭분야가 되게 커지고 파워풀해졌어요. 임원코칭은 비용이 상당해요. 그런데도 하죠. 임원은 조직에서의 영향력이 크고 중요한 사람들이니까요. 비폭력대화교육원도 코칭회사처럼 외부의 전문가를 잘 활용하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두시간 넘는 대화도 그랬지만, 집에 돌아와 허성프로가 주신 교육피드백 자료를 읽어보고는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 비폭력대화에 대한 열정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교육담당자로서 자신이 진행한 교육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만 만들수 있는 자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어주신 시간과 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인터뷰 : 2024.6.4. /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공동대표 윤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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