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으로 사는데 무엇이 필요한가? 한승희 대표

2021. 1. 6. 14:31기린 활동_NGO/활동 현장

2006년 한국비폭력대화센터(이하 한국NVC센터)를 설립하신 캐서린 한 선생님이 그동안 대표로서 한국에 NVC를 알리는 일을 하셨습니다. 특히 우리 센터는 지금까지 NVC의 세 가지 영역 중에서 개인 회복과 성장, 다른 사람과 공감으로 연결하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그 결과로 그 다음인 Social Change에 새로운 에너지로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할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제 캐서린 선생님은 대표 역할에서 물러나서 우리 사회에 NVC가 새로운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게 이끌어 올릴 새로운 리더십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2020년 11월부터 한승희 선생님께서 새롭게 대표를 맡아주셨습니다. 2021년을 맞이하여, 한국NVC센터의 한승희 대표님을 줌에서 만나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인터뷰 : 강현주, 김윤영

 

Q. 한국NVC센터 대표가 되신 걸 축하하고, 감사드립니다.
먼저 한국NVC센터 조직을 간단히 소개해주시겠어요?(교육원, 출판, 센터)

한국NVC센터는 2006년에 처음 만들어졌는데 비폭력대화 교육을 통해서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하는 대화와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배우도록 지원하는 것이었어요. 비폭력대화가 의사소통 기술이지만, 그 이면에는 의식, 삶에 대한 태도와 정신이 같이 깃들어 있거든요. 그것이 전해기길 바랬고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꿈을 갖고 센터를 만들었어요. 그 결과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우리와 함께 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센터 조직도 커지면서 지금은 비폭력대화를 교육하고 강사를 양성하는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이 있고, 비폭력대화를 잘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자료와 도서를 만드는 한국NVC센터 출판사가 있고, 사회 변화에 기여하기 위한 조직으로서 한국NVC센터(NGO)가 있어요. 저는 한국NVC센터 NGO로서의 대표를 맡고 있어요.

 

Q. 대표라는 단어 자체가 가진 책임과 무게가 있기에, 많이 고민하셨을 것 같아요. 어떤 마음으로 대표를 수락하게 되셨나요?

제가 그 동안 NVC를 계속해서 배우면서 저에게 매일 매일 일어나는 삶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그 가운데에서도 기쁨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NVC 공동체에 속해 있으면서 삶의 여정을 함께 할 동료들이 생겼어요. 지금까지 이렇게 제가 받은 것을 NVC 공동체에 감사한 마음으로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이런 마음이 있었지만 대표 역할을 수락하는 데는 용기도 필요했어요. 센터의 운영회의에 참여하셨던 분들이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겠다는 따뜻한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대표로 무언가 혼자 나서서 하겠다기보다는 함께 의논하며 만들어나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금 시기에 한국NVC센터의 구성원들과 회원들의 소리를 잘 듣고 무엇을 원하고 실현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함께 만들어가려고 해요.

 

 

Q. 2년 동안 가장 펼쳐보고 싶은 것은 어떤 것인지요?

마셜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기린으로 사는데 무엇이 필요한가?” 라는 질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고 싶어요. 비폭력대화를 교육 받으면서, 기존의 옳고 그름의 패러다임이 아닌 다른 패러다임의 전환을 경험하게 되는데요. 교육을 받고 나서도 내 삶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지가 중요해요. 마셜 선생님은 그 답으로, 연습, 연습, 연습이라고 했죠. 그리고 또 하나로는 기린 공동체의 일부가 되어 서로를 지원하는 것인데요. NVC를 배우신 분들이 잠시 멈춰 속도를 늦추고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연결되고 싶은지를 의식하는 시간을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각자 개인의 삶에서 적용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 센터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연습모임을 할 수 있도록 여러 면에서 지원하고 싶어요. 연습모임이 전국 곳곳에서 매일 매시간으로 진행된다면 어떨까 상상해보거든요. 이런 과정에서 기린 지원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거라고 믿어요. 이게 우리가 꿈꾸는 기린 세상이 현실화되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교육을 받으신 분들이 삶에서 계속해서 NVC 의식과 삶의 태도를 이어가기 위해서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싶고, 실천하는 장을 우리 센터가 만들어가고 싶어요.

 

또 하나는 우리의 살고 싶은 가치와 조화롭게 우리 센터의 조직을 운영하는 일에도 관심을 두려고 합니다. 연민과 협력의 의식을 기반으로 의사 결정, 갈등해결, 피드백 주고받기, 그리고 투명한 정보의 흐름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려고 해요. 이렇게 우리가 직접 경험하고 실천해 본 우리의 경험과 스토리를 밖의 세상에 말하려고 해요. 이럴 때 우리의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고 우리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될 거라고 봐요. 그렇게 되면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변화를 가져오는 것도 자연히 가능할 것 같아요.

 

 

Q. 대표가 되고 달라진 게 있나요? 개인적인 삶에서 달라진 변화가 있다면 어떤 건가요?

앞으로 2년은 제 삶의 많은 부분이 대표로서 역할을 하는데 쓰이게 될 것 같아요. 많은 시간 머릿속에 센터에 대한 생각으로 차 있어요. 그런 생각들이 이어지면서, 아이디어들이 많이 있어요. 내가 생각하고 재미있어 하고 꿈꾸는 것이 있을 때 함께 상상하고 꿈꾸고 계획하는 분들이 있어요. 센터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 운영위원들, 그리고 더 넓게는 회원들이 있어서 함께 꿈꿀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힘이 되요. 대표로 지낸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많은 시간을 꿈꾸고 이야기하고 생각을 나누고 있어요.

 

Q.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NVC를 함께 하고 있는 분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려요.

코로나로 우리 일상이 바뀌고 계획했던 것들이 취소되기도 하고, 기존의 다른 형태로 일을 하기도 하고 진행을 하기도 했어요. 우리가 전에 경험해보지 못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를 지나온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NVC센터와 우리 공동체가 뒤로 물러나는 선택을 하기 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선택을 했고 새로운 도전들도 해왔어요. 우리의 선택을 지지해주시고 그 과정을 함께 해준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요. 그리고 특히 온라인 연습모임과 화상공감모임에 진행자로 기여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한국NVC센터 신임대표 한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