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 Life] 지금 이야기할 수 있니?

2019. 9. 3. 15:37기린 Life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자녀와의 대화에 적용하며 기록으로 남기셨습니다. 


일상에서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하고, 

힘들고 어려울 때는, 연습모임에 오셔서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며 한걸음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상황>

 

아이(2 )가 아이지키미 프로그램을 엄마 몰래 삭제했고, 아이지키미 업체에서 문자로 삭제되었다고 통보받음

 

엄마

아이

<아이와의 대화 시작 전 대화할 여유가 되는 지 물어 봄>

지금 이야기할 수 있니?

..

관찰:

엄마는 오늘 아이지키미 회사에서 프로그램이 삭제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어.

 

(아이가 어떻게 말할지 눈을 돌리며 생각중)

그래? 나 아까 컴퓨터 앱 정리했는데 그게 삭제됐나?

느낌:

엄마는 그 문자를 보고 당황스러웠고 속상했어.

 

욕구:

왜냐하면 엄마는 정직과 진실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

 

부탁:

네가 그런 행동을 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이야기해 줄 수 있겠니?

다음 주 월요일까지 스스로 게임시간을 줄여보겠다고 했는데 엄마가 믿어보겠다고 했으면서 그 프로그램을 미리 깔아놓고 미리 다 정해놓고 나를 신뢰하지 않고 강요했잖아.

미리 다 정했으면서 나를 신뢰하지도 않으면서.. 배신감 들고.....

엄마가 너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아서 속상했어?

(톤 업)

좀 짜증도 나고 화도 났어?

(톤 다운)

너한테는 신뢰가 중요한거지?

(톤 다운)

엄마가 믿어준다고 했으면서 미리 다 깔아놓고 조정하는 것 같아서 불편하고 짜증났겠네?

. (톤이 더 다운됨. 안정되고 편안한 톤.)

엄마가 그 점은 미안하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은 컴퓨터 사자마자 깔아 놓은거고 무료였는데 이번에 유료로 바꾼 것 뿐이야. 유료로 바꾸어서 차단이 된거야. 오해는 풀었으면 한다. 너를 못 믿어서가 아니야.

.

오해는 좀 풀렸니?

. 그런데 이제 엄마 그거 못 깔아

?

내가 컴퓨터 비밀번호 바꿨거든.

나중에 엄마가 또 몰래 깔면 내가 그 고생을 해서 삭제했는데 다시 또 힘들어지니까.(톤 업)

그 컴퓨터는 모두가 같이 사용하는 컴퓨터 아냐?

. 하지만 내가 더 많이 사용하고 나한테 피해가 가니까

네가 비밀번호를 바꾸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많이 안 좋았구나. 속상하고 힘들었겠네.

.

네가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엄마가 더 미안해지네.

.

그 프로그램은 게임 시간이 줄었는지 안 줄었는지 알 수 있어서 조절하기 편리해.

시간을 꼭 알아야 해?

그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으면 시간을 어떻게 줄였는지 모르는데 어떤 좋은 방법이 있을까?

그냥 시간을 꼭 알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 그냥 내가 스스로 줄일게.

너는 혼자 스스로 하는 자율성이 중요하다는 거야?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하고 싶은 거야?

. (톤 다운)

엄마 아빠는 네가 하루종일 게임만 하는 것 같아서 불안하고 걱정이 되거든. 그럼 엄마가 제안을 2가지 할게.

첫 번째, 시작시간과 마지막시간을 노트에 적어서 일주일에 한번 부모님께 보여준다.

이 제안은 어때?

다른 제안 들어보고.

두 번째는 게임말고 다른 것도 했다는 것을 밤에 구체적으로 자세히 부모님께 이야기한다. 저번에 요리한 것을 이야기한 것처럼.

요리도 되고, 피아노를 쳤다든지, 신문을 봤다든지 책을 읽고 나서 어떤 내용이고 무엇이 좋았는지 등.. 뭐 했어. 이런식말고. 자세히 말해야 돼. 이건 어때?,

응 괜찮아.

이렇게 엄마와 이야기하니까 지금 느낌은 어때?

괜찮아.

내가 요즘 엄마한테 왜 그렇게 대했는지 알겠지?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함)

네가 엄마한테 화나서 그런거야?

.

왜 표현을 안 했어?

어차피 다음주 월요일에 말하기로 했으니까 그때 다~~~ 말하려고 했지.

다음부터는 화내도 좋으니까 이야기해줄래?

.

그리고,엄마가 하나 더 말할게 있는데, 엄마는 정직을 중요하게 생각해. 거짓말하거나 속이는 행동은 안했으면 좋겠어.

.

엄마도 너랑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렇게 이야기해줘서 잘 들어줘서 고마워.

.

엄마 안아줘.

(안아준다.)

 

느낀 점:

 

처음으로 이렇게 성공적으로 비폭력대화 형식을 말을 해 보았다.

처음에 나에 대한 공감부터 했다. 내가 이야기할 준비가 되었는가.

내 자신에게 내가 여유가 생기고 기분이 무겁지 않고 서두르려고 하지 않고 말할 자신감이 있는가

생각해보고 음악을 들으며 몸을 이완했고,

공책에 미리 아이에게 이야기할 시나리오를 적고 시작했다.

아이의 반응이 내 시나리오와는 달랐지만 당황하지 않고 아이의 느낌과 욕구를 아이가 한말을 토대로 최대한 반복하며 말하려고 했다.


아이의 느낌과 욕구를 알아주니 아이의 대답할 때 말 톤이 다운됨을 느꼈다.

나도 말하면서 차분해지고 목소리도 작아졌다.

화나면 목소리가 커지는데 비폭력대화로 말하면 목소리가 작아짐을 느꼈다.

그래서 강사 선생님들이 다 조용조용 말씀하시는 건지 이해가 됐다.

나도 차분해지고 아이도 엄마에게 화났던 감정들이 누구러지면서 더 평화롭게 대화를 이끌 수 있었고 기분이 편안해졌다.

 

다 이야기를 마치고 마음이 가볍고 후련하고 편안함을 느꼈다.

예전에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와줘서 고마웠고, 이렇게 성공적으로 평화롭게 대화를 마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이 대화법이 정말 나에게 맞고 더 잘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 NVC1 강의를 듣고 나서

이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