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반대와 갈등을 투명하게 표면화하는 가운데, 대화의 꽃은 피어난다!

2018. 2. 9. 10:33기린 학교 /교육 후기

반대와 갈등을 투명하게 표면화하는 가운데, 대화의 꽃은 피어난다!

- 비폭력대화에 기반한 Miki Kashtan의 수렴적 퍼실리테이션 워크샵 참여 후기 -

 

이 현 주(Life 16)





여행지에서 온가족이 무엇을 먹을까

음식 메뉴 하나를 고르려해도 각자의 고유한 입맛과 식성들이 중요해서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하물며 우리가 서있는 일상과 조직, 기관, 학교, 마을, 공동체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결정하는 일은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선릉센터에서 4일간에 걸쳐 펼쳐진 워크샵에서 Miki Kashtan은 

퍼실리테이션의 수렴적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투명하게 펼쳐놓고

모두가 기꺼이 동의하는 방식으로 제안을 결정하고 그 성과를 축하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몸소 보여주었다


때론 내면의 교육자를 상징하는 빨간 모자를 써가며

어느 땐 퍼실리테이터의 육체적인 피곤함과 나약함도 드러내면서

실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이 또한 함께 애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늦은 저녁시간까지 그녀가 실제 조직에서 접하거나 해외에서 도전했던 창의 혁신 사례와 

이야기들을 경청하느라, 그 과정 하나하나에 흥미진진하게 참여했다.

 

특히 모의로 진행한 수렴적 퍼실리테이션 과정에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본질과 욕구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기준을 수집하고 제안을 만들며 추적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일어나고 있는 사항들이 

그룹의 목적과 관련되어 있는가

말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전혀 말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지금 우리의 논의는 우리가 수집한 기준과 욕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제안을 만들면서 포함되지 않은 욕구들이 있는가

수정된 제안은 이 기준과 욕구들을 충족시키는가

그 밖에 열린 순환의 과정을 통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부탁이나 주제들이 있는가

순간순간 질문하고 확인하며 대화의 장으로 당사자들을 자연스럽게 초대했다.

 

또한 Miki는 퍼실리테이터로서 사람들이 들어주길 바라는 것과 

퍼실리테이터의 표현이 일치하는지 그때그때 표현하면서 

당사자들의 말을 이해했다는 것을 때론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로 반응하지 않고 들어주는 모습으로 하나하나 대화의 실타래를 풀어갔다

또한 제안을 평가하는 과정 중에 다양한 반대 의견과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때 퍼실리테이터는 하나의 결정이 얼마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지 질문을 통해 

프로세스의 완급을 조절하며 기꺼이 하고 싶은 마음을 확인해 나갔다

때로는 오고가는 대화 속에 특별한 창의와 융합이 더해져 색다른 제안이 더해지고 수정되기도 했다


실제 의사를 결정하며 선호하는 결과와 타협, 기꺼이 하고 싶은 마음과 구분하는 것을 강조하며 

그룹이 기꺼이 하고 싶은 마음을 내도록 협력의 하모니를 세심하게 연주해 나갔다.

사실 기존에 참여했던 워크샵과는 또 다르게 퍼실리테이터로서 듣는 방법

본질을 포착하는 질문과 반복적 혹은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키워드

전환의 순간과 전체적인 흐름들을 읽으려다보니 

Miki의 손짓, 몸짓, 제스처, 눈빛, 어투가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녀가 사용하는 영어 표현과 통역자의 번역을 지나칠 새라 열중하다보니

퍼실리테이터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려주려는 인증 트레이너의 의도대로 따라가고 싶은 욕구

모의 당사자로서 의사 표현을 하고 싶은 욕구와 워크샵 참여자로서의 육체적 피곤함을 알아차리고 

편안함을 찾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춤을 추는 자아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워크샵을 마치면서 마틴루터킹 목사의 런던 연설문을 소개했는데

깊은 울림이 되어 마음에 무늬를 더한다


나는 분리와 차별에 적응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매우 솔직하게 말한다

나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치품을 사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필요로하는 경제상황에 적응하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군사주의의 광기, 신체적 폭력의 자멸적인 효과에 적응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른 말로하면 나는 우리 세계에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그 날의 불의 가운데 수세기에 걸쳐 울리는 단어로 

울부 짖을 수 있는 국제 창조적 부적응자 증진협회가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