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도소,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가족과 연결될 수 있었어요"

2024. 12. 4. 21:06기린 활동_NGO/활동 현장

2024년 하반기 소망교도소 비폭력 대화 교육 다녀왔습니다.

 

왕복 5시간 먼 거리에서 와 주신 박승현님, 소망교도소가 있는 지역에 사셔서 교도소와의 소통 준비를 도맡아 해 주신 전명옥님, 서울에서 여주까지 뚜벅이로 대중교퉁을 이용해서 와 주신 선송희님, 새로운 도전이 머뭇거려지던 저의 요청에 기꺼이 마음 내서 함께 해 주신 이승현님, 강사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든 교육이 이어질 수 있도록 마음 내서 참여해 주신 위명님, 박기원님, 김영미님, 그리고 저 강세연은 여름이 끝나갈 무렵부터 시작해 가을이 깊어가는 지난주까지 소망교도소에서 함께 했습니다. 의미 있었던 경험을 전해드립니다.

 

 

 

음악반은 20대부터 30대 후반까지의 젊은 분들이 모여있는 반이었습니다. 참여자들을 형제님이라고 불러야 한다. 말이 헛나가면 안 된다는 압박감, 특별한 상황에 있는 이분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하는 부담감으로 고민이 많았더랬습니다. 하지만 첫 인사를 하면서 솔직하게 제 삶에서 비폭력 대화를 통한 기적 같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분들의 마음이 열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의 물꼬가 트이는 것을 계기로 음악반에서는 솔직한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즐겁게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소망교도소에서 진행되었던 교육을 다 듣고 이번으로 세 번째 교육에 참여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처음 듣는 분들이 자칫 어색하게 느낄 수 있는 관찰 느낌 욕구 부탁으로 말하기를 편안하게 연습할 수 있도록 강사들의 이야기에 대답도 잘 해 주었고, 모둠 활동 시 잘 이끌어주어서 음악반 전체의 교육에서 협력이 잘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모두 함께 크게 웃으며 연결되었던 순간이 있었는데 비폭력 대화의 4요소로 말하기를 시연할 때 한 형제님이 “강사님 말이 너무 깁니다! 말이 길면 머리가 아픕니다”라고 단호하게 지적을 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반영해서 느낌과 욕구만으로 간단히 줄여서 말하고 “형제님 이건 어떻게 들리시나요?”라고 물었더니 “네 강사님 딱 좋습니다. 잘 들립니다.”라고 답을 해서 재미있게 모두가 공감하며 연결되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렇게 솔직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즐겁게 교육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폭력 대화로 마음이 열리는 경험들이 쌓여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교육을 시작하기 전 막막하기만 했는데 끝나가면서는 비폭력 대화를 경험하고 연결해가는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져 의미 있고 뿌듯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분들과 함께 한 시간이 저에게 큰 도전과 배움 성장의 시간이 되었듯이 음악반 형제님들에게도 배움과 의미 있는 시간이었길 그분들의 앞날에 따뜻한 온기가 되는 경험이었길 기도하게 됩니다.

 

마지막 날 감사 세션을 했는데 몇몇 형제님들은 강사들에게 감사카드를 써주었습니다. 후기 글을 쓰며 다시 꺼내 읽고 있는 지금도 빙그레 웃음이 지어집니다.

 

- 어려운 수용 생활에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 공감하고 교감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출소 후에도 잊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우리 부모님이 이 교육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교육이 유익했는데 연결 부탁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배움의 욕구가 중요해서 그런데 다음 해 교육 때도 꼭 다시 와서 연결 부탁을 다시 잘 가르쳐주시길 부탁하고 싶습니다. 제 이야기 듣고 어떠신가요?

 

음악반 _  강세연, 이승현

 


 

 

제가 함께한 미술치유반은 문을 열면 파노라마 같은 큰 창으로 하늘과 산이 보이는 멋진 풍경이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 풍경이 있어 강의 중 가끔 걱정이 올라오거나 긴장이 될 때, 그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저를 현재에 머물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저에게는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풍경이 한 수용자분에게는 창문너머로 보이는 맑은 날씨를 보니 “기분이 그렇다”라고 말할 때, 가만히 가슴으로 쿵하며 제 안으로 묵직한 것이 오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수용자분은 “밖에 바람에 날리는 나무가 마지막 잎새처럼 움직인다”하며 “아름답다”고 말하며, 자신이 발견한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그 아름다운 풍경을 처음 보았다며 환하게 웃으며 나눠줄 때의 기억이 또렷합니다. 우리 모두가 욕구로 연결될 때, 그 너머의 연결이 우리를 이어주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고 할까요?

 

위명 선생님은 교도소의 환경에서 컵라면 1개를 들이는 것이 힘들다는 걸 아시고 자신이 수용자분들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할까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다행히 지킬 수 있어 안심을 하시기도 했지요. 그리고 이제 막 관계가 형성하려고 할 때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으셨다네요. 마지막 2주는 박기원 선생님이 오셨는데 쉬는 시간에 수용자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제 기억에 남습니다.

 

소망의 씨앗, 삶의 언어 “내가 하는 말이 삶을 바꾼다”의 말처럼 자신이 하는 말이 삶을 바꿀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분,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가족에게 연락이 되고 편지를 쓰고 소통하면서 비폭력대화로 연결될 수 있어서 말의 중요성에 알게 되었다는 분, 공감연습을 하며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나눠주셨던 분, 교도소에 함께 생활하는 수용자들끼리 불편한 사례를 서로 이야기나누며 제안했을 때 모든 부탁에 “같이”가 들어갔던 분, 그리고 더 많은 장면들이 이 글을 쓰며 스쳐지나갑니다.

 

소망교도소에서 비폭력대화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적으로 나눌 수 있는 건 먼 곳까지 지원을 해주시는 강사님들과 후원해주시는 분들의 고마운 마음 덕분입니다. 그 따스한 온기가 세상의 차가움을 녹이고 있는 중이겠지요?

 

미술치유반 _ 전명옥, 위명, 박기원

 


 

 

 

교도소에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집에서 교도소까지 거리 왕복 200km, 평균 소요시간 5시간. 이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지원하게 된 이유는 오고가는데 소모된 에너지 보다 재소자 분들을 만나고 올 때 충족되는 에너지가 더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교도소 강의에 참여하기로 했을 때 재소자 분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더 중요했던 이유는 저 스스로의 성장과 배움이었습니다. 재소자 분들과의 나눔을 통해 저 스스로도 많은 성장을 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상반기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이러한 기대가 상당부분 채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나눈 것 보다 받은 것이 더 많다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강의 후 포스트잇에 피드백을 받았는데, 꼭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아닌데도, 거의 모든 분들이 소감을 작성해주셔서 놀랐고 더욱이 그중 많은 분들이 포스트잇에 빼곡하게 내용을 써주셔서 감사함과 감동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배움을 통한 성장도 있었지만 숙제도 생겼습니다. 한 재소자분이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을 굳이 어렵게 설명한 것 같아서 집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라는 내용의 피드백을 해주셨는데, 순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반갑기도 했습니다. 혹시 다음에 다시 참여할 기회가 생긴다면 잘 참고해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리가 많이 멀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지금 마음은 그렇습니다.^^;;) 물론 긴장되고 부담되는 부분도 있지만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교도소 강의를 생각하면 마음 어딘가가 따뜻해지는 느낌입니다. 아무쪼록 센터와 교도소와의 인연이 앞으로도 잘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인문반 _ 박승현, 선송희, 김영미

 

 

 

 


 

‘소망의 씨앗, 삶의 언어’ 비폭력대화 훈련은 

2023년 9월 8주 훈련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3.6~4.24까지 7주간 상반기 교육이 진행되었고, 

하반기 교육은 2024.9.25~10.30까지 4주간 진행이 되었습니다. 

이번 교육은 인문반_선송희, 박승현, 김영미, 음악반_강세연, 이승현, 미술반_전명옥, 위명, 박기원이
함께 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용자를 위한 훈련은 꼭 해야할 일로 

이번 교육이 가능하도록 마음과 뜻을 모아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강현주
고규희
김선희
김애이
김영미
김윤해
김잔디
김주희
김효선 
박기원
박영희
박진희
박혜주
백다예
성영애
소망의씨앗심기
송유설
안도유
윤인숙
이경남
이미경
이승현
이은주
이지영
이진영
이태극
이희진
임효정
장희정
전명옥
정희영
최윤정
표주영
황윤정

※ '소망의 씨앗'이라는 이름으로 후원해주신 분이 어떤 분이실까요?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요~  
괜찮으시다면 nvccenter@krnvc.org, 02-391-5585로 연락주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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