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5. 07:13ㆍ기린을 위한 주스
<NVC로 죽음과 친해지기> 워크숍을 마치고
이경아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강사, CNVC 공인트레이너)
살아가면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죽음을 경험합니다. 그 경험 속에서 죽음은 대부분 두려움, 고통, 슬픔, 상실, 좌절, 무기력감, 후회 등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정서로 남아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죽음을 완성, 가벼움, 홀가분함, 축하, 원래의 온전함으로 돌아가는 순간으로 경험하기가 매우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언제가 죽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사는 동안 쌓아 놓은 모든 아는 것과 물질, 관계에 집착을 하게 되어 죽을 때 그 것을 잃는 것이 두렵습니다. 아는 것에 집착하는 우리에게 죽음은 ‘미지의 것(the unknown)’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죽음은 늘 두려움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얼마간의 삶의 에너지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회피하는데 소모하고 있습니다.
“NVC로 죽음과 친해지기”는 죽음을 있는 그대로 직관하여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는 일이 가능할지 시도해보는 워크숍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는 것과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집착을 내려 놓았을 때 새로운 것에 열리게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NVC를 활용하여 죽음을 두려워하는데 소모되던 시간과 에너지를 창조적이고 생동감 있는 삶을 사는 데로 전환하는 일을 시도해본 것입니다.
참가하신 분들은 죽음에 대해 속으로 품고 있던 스토리들을 다 꺼내놓고 함께 바라보는 경험을 했습니다. 죽음의 순간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살아 있는 지금 무엇을 할지를 탐색하기도 했습니다. 또 남겨질 사람들에게 하지 못하고 남아있는 말이 없도록 마지막 순간에 하고 싶은 말을 지금 꺼내어 건네보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죽음과 삶은 절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사랑이 그 둘을 관통하며 흐르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으로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끝에 가서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그 밑에는 결국 사랑이 있다는 것을 의식할 때 결국 삶과 죽음과 사랑이 큰 하나라는 알아차림을 나누셨습니다. 참가자들의 소감을 아래에 덧붙이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더 많은 기린 친구들이 “죽음과 친해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캐서린 선생님이 이 워크숍을 준비하시는 처음부터 저에게 같이 할 기회를 주셔서 배우는 기회에 감사 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원하고 가볍고 해방감을 느낍니다.
사는 것과 죽는 것이 다르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는 통찰이 생겼습니다.
죽음에 대한 호기심이 생깁니다.
두려움을 꺼내놓고 이야기하니 편안해집니다.
생과 사의 자연스러움을 느낍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이 내려놓아집니다.
죽음이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려주었습니다.
죽음을 다정한 친구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죽음이 삶의 연장선임을 보았습니다.
죽음이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절정일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니 지금을 생생하게 살고 싶어졌습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밑에 나에 대한 사랑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당신이 곧 나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죽음을 생각만으로 인식했는데, 몸과 영혼으로 느껴보았습니다.
애착을 내려놓으니 연결됨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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