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5. 15:24ㆍ기린을 위한 주스/캐서린의 나누는 글
느낌
비폭력대화(NVC)에서는 느낌을 욕구에 관한 메시지를 전해 주는 신령한 배달부로 대한다.
배달이 오면 우리는 대개 곧바로 봉투를 뜯어 어떤 욕구가 들어 있는지 본다. 중요한 요소다. 그 느낌이 전하려는 정보(욕구)를 잘 알아듣고 받아들이면 그 느낌 자체의 어려운 에너지는 서서히 우리 몸을 돌아서 흘러나가 우리의 몸과 마음이 편해진다. 이제 그 중요한 우편을 전해 주는 배달부 느낌을 정중하게 대해 보자.
첫째, 느낌이 도착했을 때 그 느낌이 어떤 것이든 환영한다. 힘든 느낌일수록 우리가 아직 무엇에게서 벗어나지 못한지를 알려 주는 중요한 우편물이다.
그리고 그 느낌에게 정중히 묻는다. “나에게 말해 줄 것이 무엇이야?”, “어떤 메시지가 있어?” 그리고 듣는다. 현존하면서 가능하면 조용한 마음으로 ‘좋아’/‘말도 안 돼’ 등의 멘트를 하지 않으면서 차분히 듣는다. 우리 내면이 혼란스러울 때 메시지는 더 느리게 오고, 한 켜 한 켜 깊이 들어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머릿속의 생각들이 방해하면 코어 Core 욕구와 연결이 늦어질 수 있다. 그러니 명상하듯 천천히 조용히 듣는다. 배달된 메시지를 다 들어 충만할 때 감사를 한다.
강한 느낌들을 유연하게 다룰 수 있도록 느낌 자체들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해 볼 수 있다. (분노, 혐오, 우울, 두려움, 슬픔, 수치심 등) 예를 들어 슬픔을 다루어 본다면 다음과 같은 면을 음미해 볼 수 있다.
자신이 슬픔을 느낄 때:
몸 안에서 어떤 반응이 있는가?
처음에 슬픔을 느끼고 난 후에 어떤 다른 느낌이 이어서 올라오는가?
그 슬픔을 느끼는 것에 대해 어떤 다른 내면의 움직임이 있는가?
그 슬픔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는가?
다른 사람이 슬픔을 표현하는 것을 보았을 때:
내 안에서 어떤 감정적인 반응이 있는가?
나에게 어떤 영향이 오는가?
다른 사람의 슬픔을 보았을 때 나는 내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는가?
우리에게 사회적인 조건화로 주입된 자기비하, 경쟁에서 오는 적대심, 수치심, 죄책감 등으로 끝없이 받는 고통에서 힘든 느낌들이 나온다. 사회적인 조건화는 힘으로 지배하려는 정치, 경제, 종교적인 조직에게서 오기도 하고, 선의를 가지고 있지만, 자칼 방법밖에 몰랐던 부모, 교사 등 주위의 사람들에게서도 받았다. 그런 것에서 지금 우리에게 오는 힘든 메시지들은 우리가 어떤 조건화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한지를 알려 주는 아주 중요한 것이라 감사하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즐겁고 행복한 느낌들도 많이 있다. 아름다운 느낌들이 우리를 찾아왔을 때 우리는 문제가 없으니 대개 웃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즐기고 넘어간다. 그러나 그 느낌들도 심오한 메시지들을, 실제로 깊은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해 준다.
행복한 느낌은 우리에게 우리의 본성을 의식하고 그렇게 살아 보라는 메시지를 준다. 신성한 사랑의 에너지로 태어난 우리의 본성은 성스럽고, 아름답고, 창조적이고, 모든 존재들에게 친절하고, 재미있어하는 우리의 본성을 잊지 말고 그런 본성대로 살아 보라는 메시지를 준다.
마셜이 즐겨 읽던 메리앤 윌리엄슨의 시(비폭력대화 책 357쪽)에도 그런 구절이 있다.
우리의 가장 깊은 두려움은
우리가 부족하다는 데 있지 않다.
우리의 가장 깊은 두려움은
우리에게 측량할 수 없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를 겁나게 하는 것은
우리의 어둠이 아니라 우리의 빛이다.
당신은 신의 아이,
스스로 움츠려 작게 행동하는 것은
세상을 위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당신 옆에서 불안하지 않도록
스스로 위축하여 행동하는 것은
깨달음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신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태어났다.
그것은 몇 사람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 안에 있다.
우리가 자신의 빛이 빛나도록 하면,
다른 사람들도 저절로
그들의 빛을 빛나게 할 것이다.
우리가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면,
우리 존재 자체가 저절로
다른 사람도 자유롭게 한다.
2023년 9월
캐서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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