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농회(正農會)와 NVC의 따뜻한 만남

정농회(正農會)와 NVC의 따뜻한 만남

 

지난 2월 6일~8일까지 47차 ‘정농회 겨울 연수회’가 홍동면 환경교육관에서 있었다. 

‘정농회’는 47년 전부터 농약을 치는 것은 간접살인이라는 마음으로 흙과 생명을 살리고 존중하는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을 해온 단체이다. 오랜 세월 땀과 기도로 어려움을 묵묵히 이겨낸 정농 회원들임을 알기에 ‘정농회’를 떠올리면 왠지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연수회가 열리기 몇일 전에 ‘정농인의 삶, 정농회의 길’이라는 주제강의 후 나눔을 ‘홍성NVC센터’ 친구들이 진행해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이 있었다. 3년 만에 열리는 수련회인 만큼 알차고 뜻깊게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고, NVC로 정농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NVC 공부와 연습모임을 꾸준히 해온 5명의 기린 친구들이 자원을 했다.

 

땅을 살리는 농업, 사람을 살리는 농업, 지구를 살리는 농업, 이른바 생명농업을 정농(正農)이라 생각하고 이제껏 묵묵히 농사짓고 살아오신 분들을 만날 때면 뭔가 모르게 뭉클함이 있다. 강의가 끝나면 보통은 손을 든 사람이 질문을 하거나 몇 몇 분이 소감을 이야기하고 끝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NVC 친구들이 마을에서 함께 공부한 퍼실리테이션을 적용해 서클로 둘러 앉아 강의 들은 후 느낌, 내가 살아온 정농, 내가 바라는 정농을 포스트잍에 적으며 나눔을 한 후 전체가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작은 원 안에서 각양각색으로 빛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시간을 정해 돌아가며 이야기하는 방식이 조금 낯설지만 흘끔흘끔 시계를 보며 시간을 신경 쓰시는 분, 간결하고 명료하게 이야기하시는 분, 신이 나서 길게 말씀하시다가 “2분만 하랴~” 하고 옆에서 말해주면 정신이 번쩍 난 듯 말씀을 멈추시는 분까지 모두 힘을 합하여 함께 한 시간을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 함께여서 고맙고 따뜻하고 행복했다.

 

느낌말이 낯설어 표현하기를 어려워하셨던 분들도 진행자의 따뜻한 공감에 금새 느낌말에 익숙해져서 좋은 강의해주신 강연자에게 고맙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지 못해 아쉽고, 좋은 방법으로 토론을 이끌어 주어서 고맙다고 마음껏 느낌을 표현하신다.

모두의 목소리를 고루 들을 수 있었던 시간, 사람 좋은 웃음을 만면에 띄우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그 이야기에 따뜻하게 귀 기울이며 차곡차곡 이야기를 쌓아가는 모습을 볼 때 사람의 본성이 사랑, 연민, 기쁘게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라는 마셜의 말이 실감이 난다.

 

주제강의 ‘정농인의 길’을 강의 하신 홍순명 선생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지역을 위해, 위기에 처한 지구를 위해, 청년들과 함께하기 위해 지금 시작할 일이 있다. 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

그 말에 함께 꿈꾼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꿈을 계속 꾸며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내고 즐거워 하시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다.

한 분 한 분이 자신들이 살아온 ‘정농인으로서의 삶이 내 삶의 모든 것’이라고 하는 모습을 보며 이 시대의 어른들이 모이셨구나. 어른들 덕분에 내가 이곳에서 아이를 잘 키워갈 수 있었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꿈꾸는 어른들 덕에 감사함과 든든함으로 가슴이 벅차다.

 

서성열 목사님의 주제강의에서 human(인간)이 휴무스에서 나온 말로 비옥한 토양, 살아있는 흙, 농사짓기 좋은 땅이라는 말이라고 들었다. 이런 땅에서 사람이 나왔다는 말에 존재 깊은 곳에서 새싹이 돋아나려는 듯 간질거리고 꿈뜰거렸다.

 

‘내가 경험한 정농’에 대한 주제로 정농회를 통해 채워졌던 걸 나눌 때 저마다 살아온 삶의 깊고 넓은 여정이 느껴져 뭉클하고 따뜻했다. 또한 정농회가 자신의 삶에 얼마나 중요했는지 다시 발견하며, 자신이 해볼 수 있는 있는 작은 일을 나눴다. ‘젊은이를 응원하고 격려해주며 협력하는 노인이 되고 싶다는 꿈, 바른농사란 무엇인지 계속 묻는 정농회가 되길 바람, 지금 이순간 감사하며 살고 싶다’는 이야기들

 

정농회원들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한결같이 건강한 땅과 먹거리, 지구의 아픔을 돌보며 세상에 기여하신 사랑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이렇게 아름다운 나눔의 자리에 NVC가 있어 가슴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만남에 감사하고 정농회가 마을에 있어서 감사하다. 생명사랑으로 평생을 사신 정농회원들의 바람이 온 인류의 바람이기를!

 

김순임, 임이담, 장현숙, 정혜욱, 홍수민 함께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