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의 ‘물푸레연습모임’을 소개합니다...공감친구 할래요?

2015. 6. 9. 14:04기린 Life

서로 모르는 분들끼리도 NVC를 배우고 나서

공감친구로 잘 지내는 것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연습모임을 지속하고 공감친구로 맺어져서 인연을 이어가는 것이 아름답고 감사합니다.

10대자녀, 육아, 부부사이의 갈등이나 어려움을 서로의 공감을 통해 잘 풀어 가고 있는 물푸레연습모임을 만나봅니다. - 안진희-

 

 

Q : 연습모임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A 조현수 :

수업을 듣고 나서 그냥 지식적으로 알고 끝내기보다 실제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연습모임을 시작하게 되었고 워크북을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자는 단순한 목표로 연습모임이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6명정도의 인원으로 시작했는데...갈수록 줄어 3명만 남게 되었다. 중간에 아이들이 방학을 하면 같이 쉬기도 하면서 그렇게 워크북을 한 권 마치는데 1년 반정도가 지나고 그냥 끝내기가 아쉬우서 다시 책을 읽어보자고 해서 2년이 지나도록 계속 되고 있다. 

 

매주 만나면서 한 주 동안 지낸 이야기를 나누고 그 속에서 관찰-느낌-욕구-부탁을 생각해보게 되고 숙제거리를 하나씩 던져주었다. 사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일상의 수다와 남편과 아이 키우는 이야기로 시간이 늘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가족과의 대화에서 가장 기본적인 비폭력대화를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과도 충분히 가능하리라는 기본적인 생각이 있었던 거 같다. 실제로 가장 많이 대하는 사람들이 가족이지 않은가...

 

남편과의 대화에서 서로를 인정하지 않아 서운했던 것, 아이들을 대할 때 대화보다는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명령으로 지시하는 것...관찰보다는 판단이 앞서고, 느낌만 강조하고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기도 하고, 욕구에 대해 상대방에게 부탁할 때 거절됨에 상처받기도 하고...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많다. 모임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그 시간 만큼은 나 자신에 솔직해지고 나를 더 많이 생각하게 하면서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편안해지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좀더 비폭력적인 대화가 가능하게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 연습모임을 계속 하고 싶다. ^^

  

 

Q : 비폭력대화 연습모임을 지금까지 오래 지속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김순일 :

연습모임을 오래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한 건 아니었어요.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을 잊고 때가 되어 밥을 먹듯이 편안하게 계속하게 된 거죠. 왜 편안하냐고 물으신다면...해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ㅎㅎ

 

생활속에서 어떤 상황이 내게 감당하기 버거울 만큼 힘든 때는 잠시 쉬어요.  그리고 비폭력대화를 의식적으로 의식해요..그런 다음 깊이 있게 집중해서 듣다 보면 공감이 되더라구요. 가끔은 공감되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땐 연습모임에 와서 꺼내놓고 이야기를 하죠

 

연습모임이 끝나면 마음이 평화로워져요. 같이 하시는 분들이 잘 공감해주시니 연습모임은 제게 평화로움입니다.

 

 

A 김은경 :

처음에는 이렇게 연습모임이 오래갈 줄 몰랐어요. 책을 한번 같이 찬찬히 읽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마음이 불편하여 몇 번씩 빠지기도 했어요. 얼마 지나면서 지금 멤버로 고정이 되었는데 언니들이랑 마음이 잘 맞아요. 또 내 이야기를 털어놓아도 평가 받을 걱정이 없다는게 이 모임을 오래하게 하는 이유에요.

 

( 왼쪽부터 김순일, 조현수, 김은경)

 

Q :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A 김순일 :

 

대부분은 관계에 도움을 받았어요. 인간관계가 좀 복잡하잖아요. 가족관계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주변에 좋은 사람이란 말을 들어야만 하죠. 가끔 거절하기 어려운 부탁을 해와도 들어주죠. 그래야한다고 생각해왔죠.

 

친정엄마께서 늘 동네 어르신들 칭찬 속에서 사셨고, 또 본인이 힘듦을 감수하고서라도 많은 일들을 척척 해내셨죠. 그래서 효부상도 받으셨죠.

어려서 부터 그리해야 되는 걸로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았어요. 주변사람에게서 인정받기 위해 내 욕구나 상황은 우선순위에서 밀렸죠.

 

결혼하고 나니 늘 시댁과의 관계가 편하지 않았어요. 고부사이는 너무 좋아서 딸보다 니가 더 편하고 좋다는 말을 들었지만요.ㅎㅎ

비폭력대화를 알고 나서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 보게 되었고 말하게 되었어요. 어머님이 불편해 하실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더라구요.

감당하기 힘든 부탁은 거절할 수 있게 되었어요.

 

부탁은 거절해도 되는 거더라구요.

 

(실제 예)

시아버님 제사를 어머님께서 지내시기 힘들어 하셔서 집안의 맏며느리인 제가 모시길 모두 바라셨죠. 근데 저 역시 집안제사를 모시기엔 너무 부담스러웠죠.

그러나 예전 같았음 무조건 제가 할께요. 하고선 억지로 지내면서 남편한테 바가지를 긁거나 주변에 하소연하며 속상해 했겠죠.

 

근데 기막히게 비폭대화를 배우는 시기에 그 상황이 왔었던지라...

제 욕구를 들여다  보게 되었죠. 제사보다는 많은 집안식구들이 명절과 기제사 마다 와서 먹고 자고 하는 뒤치닥거리가 힘들어서 싫었던 거에요.

 

제가 어머님께 말씀드렸죠

제사는 제가 기꺼이 지낼 수 있어요. 근데 명절은 어머님집에서 저의 집을 뺀 나머지 형제가족모임을 하는게 좋겠어요.

저흰 명절에 저희 집에서 간소하게 저희끼리 차례를 지내겠어요.

제가 명절스트레스를 명절차례가 아닌 손님맞이로 받는다면 아버님 제사를 기꺼운 마음으로 지낼순 없을거 같아요.

대신 기제사 때 1년에 한번 모든 가족들이 우리집에서 오셔서 가족모임을 하면 좋을거 같아요.라고...

 

어머님도 아버님 제사가 부담되었던지라 단번에 좋다고 하셨어요.

비폭대화를 몰랐다면 집안일에 스트레스 받으며 억지로 했을거 같아요. 지금은 기꺼운 마음으로 아버님 제사를 모시고 있어요.

 

 

 

Q : 비폭력대화를 실 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있나요?

 

A 김순일 :

 

큰애가 중2가 되던 시기에 비폭력대화를 처음 접했어요. 큰애와 잦은 트러블을 해소코자 시작했지요.

 

지금 고등학생인 큰 아이는 예전보다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자주 하죠. 그리고 선택하고 책임지죠.

사실 처음에는 로봇처럼 제가 만든 스케줄대로 움직였죠. 저 역시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고 그래야 착한 아이라고 여겼으니까요.

잦은 다툼의 원인이 버거운 스케줄로 아이가 예민해졌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죠.

 

이젠 명령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ㅎㅎ

부탁하죠. 물론 부탁은 아이가 거절하기도 하죠.

아이의 욕구가 무엇인지 들으려고 노력하게 되지요. 아직도 습관되지 않아 의식해야 해요.

의식해서 노력하다 보니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게 되니 분노하는 일도 줄어들었어요.

지금은 큰  아이와 의논해서 결정하고 결정한대로 존중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제 마음도 편해지고 있어요..

 

 

비폭력 대화 연습모임은 상황이 허락하는한 계속하고 싶습니다.

하지 않게 되는 방학기간 동안에는 저도 가끔 저 자신한테 놀라거든요.

폭력대화가 오고가서..

습관이 되어야죠. 의식도 바꾸고..오랜 시간이 걸릴 거 같아요.

연습모임은 그래서 필요하죠.

비폭력 대화가 나한테 습관이 될 때까지.

  

 

Q : 비폭력대화가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A 김은경 :

저는 7,4살 오누이를 키우는데 아직은 많이 힘들어요. 이 모임이 일주일 간 아이들에게 비폭력대화를 할 힘을 주네요. 또 속상했던 일을 말하고 공감 받으면서 마음의 상처를 털어버리게 되어요.

 

 

Q : 비폭력대화를 삶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있나요?

 

A 김은경 :

저는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주로 아이들과 지내면 적용해요. 아이가 가끔 엄마, 미워.싫어.’ 이리 말할 때가 있어요.

예전 같으면 제가 속상했을 텐데 지금은 아이가 화나서 그렇구나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또 제 마음도 다치지 않게 되어요. 주말에 아이들을 하루 종일 보고 있다가 신랑에게 짜증을 내는 일이 많았어요. 저를 돌보지 않고 참을 만큼 참았다가 폭발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요즘은 제 욕구와 느낌을 확실히 말해요. “아이 돌보느라 힘드니 쉬고 싶어. 아이들 데리고 나가줘.” 아직 저는 비폭력대화에서 말하는 진심 어린 부탁은 못하겠네요. 이런 때 부탁은 부탁이 아니라 강요라서요. 비폭력대화를 하면서 확실해진 한가지는 저를 돌본다는 거에요. 그게 없으면 남을 돌볼 여력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물푸레는

생태보전시민모임(에코상상사업단)에서 운영하는 은평구에 위치한 북카페입니다.

생태적인 삶과 공동체적인 문화를 지향하는 문화공간입니다.

 

안진희 선생님이 2년 정도 재능기부로 공감대화(NVC)7기까지 나누었고,

자발적으로 연습모임을 꾸려져 진행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