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VC로 죽음과 친해지기

2025. 8. 6. 13:49기린을 위한 주스/캐서린의 나누는 글

“비폭력대화(NVC)로 죽음과 친해지기”


처음 이 워크숍을 준비할 때는 나 자신의 죽음을 다루려고 했다. 그런데 참가한 분들도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해서 이 워크숍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죽음이란 주제는 피하고 감추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대면하고 함께 나누면 삶이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워크숍을 통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죽음에 대한 느낌과 인식’이었다. 워크숍을 시작한 오전에 ‘죽음’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지 참가자들에게 물었을 때 나온 얘기들은 ‘죽음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두렵다, 막막하다, 불렀을 때 대답이 없다, 죽음에 대한 불충분한 애도가 삶에 영향을 미친다, 부재, 상실, 비가역성, 슬픔, 그리움 등 부정적 생각이나 어두운 느낌이 주였다.

 

그런데 짝을 지어서, 혹은 혼자 몇 가지 NVC 프로세스로 하루를 마쳤을 때 다시 ‘죽음’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생각들은 ‘가벼워졌다, 두려움이 줄어들고 자유로움이 늘었다, 안심이 된다.  명상을 통해 죽음이 편안한 것이라는 경험을 했다. ‘죽음’이라는 말을 꺼내 놓고 말함으로써 직면할 수 있었다. 마음이 편해지고 생각이 맑아졌다.’ 등으로 죽음이 결코 무거운 것이 아니라 편하고 가볍게 접근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 말들이었다.

 

오후에는 우리가 죽음을 생각할 때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 모두 함께 리스트를 만들었다. 이 리스트 작성은 죽음에 대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과, ‘내 것’이라고 애착을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즉, ‘우리들의 이름, 몸, 소유하고 있는 모든 소장품, 사회적 지위, 내가 믿는 개념들, 인간관계’ 등을 모두 썼다. 그 후 명상을 하면서 나열한 하나하나를 천천히 내려놓으며 그 모든 것들에 죽는 연습을 했다. 그 과정에서 경험한 느낌은 ‘가벼움’과 ‘자유’였다.

 

그리고 가벼움과 자유를 음미하는 순간, 질문 하나가 따라왔다. “이제 나는 그 ‘자유’로 무엇을 할 것인가?” 각자가 선택한 행동은 달랐다. 그러나 선택하는 행동에 두 가지 조건이 공통으로 있었다. 첫째는 ‘내가 행복’하고, 둘째 조건은 ‘나의-다른 사람에게 가는’ 사랑이었다. 삶과 죽음과 사랑은 하나였다. 사랑에는 죽음이 없고 사랑의 모양이 달라지는 것뿐이었다. 

 

워크숍이 끝났을 때는 밝은 얼굴과 사랑의 눈으로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아름다운 순간을 맞을 수 있었다. 죽음을 긍정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앞으로 남은 시간을 현명하게 보낼 수 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며 그동안 그토록 애써 얻고자 했던 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죽음의 긍정은 삶의 부정이 아니라 죽음마저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최대의 긍정이다. 죽음에 이를 때까지 웃으며 평온하게 사는 것이다.

 

나에게 “NVC로 죽음과 친해진다”는 것은, 앞으로의 삶을, 얼마 안 되는 삶이라도, 재미있는 놀이로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친절과 사랑을 용기 있게 사는 것. 그리고 때가 왔을 때 편한 마음과 호기심으로 건너가는 것이다. 좋은 삶이다. 

 

캐서린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