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마을 활동가, 프로그램 워크숍 이야기 (1/18)

2022. 1. 24. 15:05기린 활동_NGO/우리학교에 기린마을이 있어요.

2022년 1월 18일 (화)에 기린마을 활동가 워크숍이 있었습니다.
2014년 이연미 선생님의 연구활동으로 시작하여 2015년 “기린마을”이라는 문패를 달고 중재 1년과정을 수료 한 활동가들이 2021년 기준 총15개 초중등학교에서 학교 내 평화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린마을은 학교 공동체가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는 소통 문화를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중재와 공감뿐만 아니라 학교공동체에 기린마을을 소개하고 경험하게 하기 위해 역할극, 부스 체험활동, 교실체험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유 활동이 학교의 요청으로 교육 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활동가 개인의 역량으로 진행되어 왔지만 각 학교별로 진행되고 있는 활동들을 모아보고 공통의 활동 교안으로 만들게 되면서 이번 워크숍을 통해 공유함으로써 활동가들이 보다 안전하고 자신감 있게 활동하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이 이번 워크숍의 큰 의미라 하겠습니다.  

 

 현재 중재1년 과정을 수료하고 기린마을 활동에 참여의사가 있는 분들도 함께 준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문의, 참여 환영합니다! (김순옥) 

 

 


 

 '안녕'이 감격한 세 가지



이번 기린마을 교안 워크숍의 준비과정에 참여하고 
함께 준비하고 이렇게 진행까지 하게 되면서 
내가 충족한 것들은 무한한 행복감이다.
세부적으로 굳이 꼽자면 대략 세 가지로 추려진다.

 


♥ 소속감

내가 사는 사회가 평화롭기를 바란다.
찾고 찾은 지름길이 비폭력대화로 구현하는 회복적 정의, 회복적 평화다.
회복적 생활교육이 모든 학교에 평화의 시스템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회복적 생활교육을 구현하는 데에는 비폭력대화 중재를 기초로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중점적으로 활동할 공간으로 기린마을을 선택했다.
그렇지만 교육 활동을 위주로 하고 있고, 학교에서 정식으로 기린마을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 보니 기린마을 활동에 자부심과 애착을 갖고 있으면서도 여러  생각들이 내 발목을 잡았다.
센터와 멀리 떨어진 부산에 있다 보니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다.  
누구랑 어떻게 인사를 나누어야 할지 어색하고 서먹하다.
회의에 참석할 때면 입 한 번 떼기가 힘들다.
'내가 여기서 발언하면 실제로 학교에서 활동하는 선생님들이 논의할 시간을 뺏는 거 아닐까?'
'나보다 열심히 하시는 샘들인데 내가 말하려는 내용들 이미 다 알고 계실텐데'
'내 교육활동을 나누고 싶지만 회의 내용과 무관하거나 거리가 있는데 괜히 회의 흐름을 방해하게 되겠지?' 

그러던 나를 눈여겨봤던 순옥샘의 한 마디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은데 대략 이런 내용으로 나를 격려해주셨다.
"샘, 너무 조심스러워 하는 거 같아. 각기 다른 양상으로 활동하는 걸 공유하는 것도 배움이 되니까 마음 편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감격의 눈물 ㅠㅠ
어쩌면 자격지심에 스스로 쌓았던 담벼락이 허물어지는 거 같았다.

이후로 회의에서 발언도 적극적으로 하게 되고,
한국NVC센터에서 열리는 여러 행사에도 이전보다 더 편안하게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내가 기여할 기회가 생겼다.
교안 만들기 준비 참여자 모집에 "저요!" 
과감히 손을 들었다! ㅎㅎㅎ

 


♥ 연결, 동질감, 연대

아싸순옥♥, 샘물승현♥ 샘들의 헌신을 바탕으로
소개교안, 서클교안 각각 두 개의 팀으로 구성 및 준비가 진행되었다.

나는 사람이 모자란다는 서클팀에 참여했다.
무지무지 반가운 마음에 소개교안 회의에도 세 차례 참여했다. 
샘들 얼굴도 익히며 소속감이 더욱 커졌고, 
내가 활동하며 고민해왔던 것들과 유사한 얘기들이 오가는 걸 듣고 나누며 
유대감과 동질감, 든든함으로 충만했다.

이영주샘♥과 놀이활동에 대해,
성영주샘♥과 풀잎은숙샘♥과는 서클에 대해
따로 이야기 하기도 하면서 모임과 친교가 확장되었다.
감격 감격 ㅠㅠㅠ

서클팀은 일정 잡기가 우찌나 힘들던지 겨우 모였다.
각종 워크숍에서 마주쳤기에 안면은 익었던 희정샘♥(샘은 나를 몰라본 ㅋ)
처음 보는데 인상이 상큼했던 수정샘♥
두 분을 만나 신선하고 설레고 기대되면서 아주 살짝 어떻게 펼쳐질지 막연한..

희정샘과는 따로 통화하면서,
수정샘은 부산에 교육 왔다 가기도 피곤했을텐데도 따로 만남을 가졌다.
우리 셋은 학술연구를 병행한다는 공통의 특성 및 관심사를 찾으며 
몇 번의 찐한 대화만으로 우리 사이는 더 깊고 넓어졌다.

 


♥ 기여, 보람, 우정, 공동체

드디어 1월 18일,
줌으로만 혹은 톡에서만 보던 
우리가 한 자리에 모였다ㅠㅠㅠㅠㅠ

마스크에 가려져 빼꼼 나온 눈만 봐서는 
안 그래도 잘 모르는 사이
긴가민가 하며 인사조차 시원히 나눌 수 없었던 아침..

모둠놀이에서
우리는 영주샘 화나게(?ㅋㅋ) 할 게 뻔~한 '뻔한' 공통점을 뻔뻔스레 외치고
엉켜진 끈들 끝에 이어진 내 짝을 찾아 상봉하고 이야기 나누며 
화통하고 따뜻한 웃음이 만발했다.

안녕이 팬티 두 장 입었던 걸 끝까지 기억하고 말해준 ㅇㅇ 친구,
부끄럽기도 했지만 반갑고 고맙기도 했다^^

온오프라인 병행을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일찍부터 다양한 장비를 세팅하며 지원해준 성일샘♥
잘 되던 게 안 돼서 얼마나 초조하고 실망하셨을지..ㅠㅠ
다행히 오후 서클 진행할 때는 무선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어서 
우리 조건에서는 최상의 환경이 아니었나 싶다.

여러 지원과 협력 속에 서클팀이 준비했던 오후 활동들도
무난하게 펼쳐졌다.
마오이족 호이! 박수에다 "꽃게꽃게"를 부르며 등 맞대고 아장아장 걸어도 보고
존중의 모심을 받아보기도 하고
나만?나두!하며 존중이 무지하게 필요했던 경험에 함께 울컥하며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고
존중받은 경험에 으흥~ 끄덕끄덕 훈훈해하고
그 느낌을 이어 포즈를 취해보며 하나둘셋 찰칵 액자에 담아보고
마지막으로 안녕온도를 다시 재보며 나의, 우리의 안녕을 살피며 토닥여주고
충분히 충족한, 더 충족이 필요한 욕구에 대해 소감을 나누며
충족한 에너지와 더 돌봄이 필요한 에너지를 담뿍 담아 
"아싸 마무리~ 얍!"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교실에서도 이렇게 원활하다면 좋겠지만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NVC중재자들은 강력한 평화기재를 장착하고 있기에 
어떤 상황도 반길 수 있다.
바로 ‘진행자의 자기연결-응급(상대)공감-모두의 만족을 위한 더 창의적인 길 선택’이라는!ㅎㅎㅎ

애초 줌으로만 인사하려 했다가 교육장에 나오시고
오전에만 있으려고 했는데 재밌어서 끝까지 함께 하신 
NVC센터 NGO 대표 한승희샘♥
샘이 계셔서 더 든든하고 푸근했다. 

온라인으로 함께 해주신 샘들
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영미샘♥
같은 공간에 있는 것 마냥 연결할 수 있어 참 고맙고 든든했다!

팬데믹 이후 사람과 접촉하면서 그렇게 웃고 떠들었던 게 얼마만인가.
더구나 학교와 마을에서 교육활동으로 NVC로 평화를 가꿔가는 동료들과 
한 자리에 모여 각자의 삶에서 터득한 평화의 지혜를 
온몸으로 부대끼며 나누는 행복감이란...
감격 감격 또 감격 ㅠㅠㅠㅠㅠㅠㅠ

어제의 감격을 이어 
오늘 밤도 감격의 눈물로 행복에 젖어 잠드련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