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사파로 간다.

2018. 8. 2. 16:55기린 Life

우리는 지금 사파로 간다

  • NVC남성 베트남 사파 여행후기


* 정리: 김 형 렬




김형렬 :

한국의 남성들에게 여행은 무엇일까? 출장을 가거나 가족들을 위한 서비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폭력대화 (NVC) 남성들은 나를 위해서 여행을 떠났다. 회사나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에게 여유, 휴식, 놀이, 재미를 위해서 말이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그렇지 못했다. 가족이, 회사가, 사회가 온통 일 많이 하고, 열심히 하고, 그런 사람들만을 칭찬해왔고,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하는 줄 알았고, 그렇게 해왔다.


작년 3월 일단의 NVC남성들이 3박5일간 태국의 치앙마이를 다녀왔다. 중년 남자들이 특별한 목적없이 그저 놀려고 해외여행을 함께 다녀왔다. 그 이야기를 주위에 있는 그대로 실감나게 설명하는게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즐거웠고 너무 잘 놀았고 너무 다정해졌고 너무 행복했었다. 깊은 연결과 유대, 친밀감이 여행 이후에도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져왔다. 해가 바뀌어 올해에 두번째 NVC남성 여행을 가는데 1의 망설임도 없었다.


1월 남성모임에서 베트남의 사파(Sapa)를 제안했다. 오프더비튼트랙(Off-the-beaten-track), 남들 다 가는 여행지를 지양하고 우리들만의 여행지를 가자는 의미로 사파를 선택했다. 2월 설연휴 쯤 5명이 정해졌고, 이후 두 분이 더 들어와 모두 7명이 5월17일 하노이로 출발했다.


떠나기 전 우리는 여행 준비를 함께 했다. 카카오톡 단체방을 만들고, 구글문서를 함께 쓰면서 여행 관련 모든 준비들 - 항공, 숙박, 현지 계획, 교통편 정보 등을 공유하고, 선택이 필요할 때는 그때마다 각자의 의견을 내고 하나로 모아나갔다.


여행 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노이 시내 자유여행을 하기 위해 우리는 이른 아침 에어비앤비 숙소 근처 카페에 모여 앉았다. 반미(베트남식 바게트)와 베트남 커피 혹은 각자의 아침식을 먹으면서 오늘 하루동안 각자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나누었다. 어떤 이는 호엔키엠 호수를 여유롭게 산책하고 싶다고 했고, 어떤 이는 몽테크리스토 시가와 와인을 만끾하고 싶다고 했고, 또 어떤 이는 하노이 수상인형극을 관람하고 싶다고 했다. 서로가 원하는 것을 알게되자 그 안에서 함께 하고 싶은 이들끼리 연대를 하여 우리는 뿔뿔이 흩어졌다. 충만했고 기대에 찼다. 다니면서  스마트폰으로 얻은 정보들을 나누었고, 몇몇은 중간에 만나기도 했고, 하노이의 마지막 저녁의 아쉬움을 베트남쌀국수로 다 함께 모여 달랬었다.


기억에 남는 명장면들이 많다. 사파 첫날 호텔 체크인 후 우리는 함롱산을 올랐다. 함롱산은 서울의 남산 같은 곳. 정상의 그 맑은 날씨 속에 사파 일대 정경을 감상하다가 단 10분 만에 몰려 온 먹구름 속 쏟아지는 소나기에 비닐 우비를 급히 구입하여 내려오던 때. 나는 여기서 인생샷1을 건졌다. 다음날 사파시스터즈 '무'의 가이드로 1천 미터 산악의 트레킹과 그런 우리를 창공에서 내려다보던 어느 선생님의 드론 비행. 이번 여행의 백미였던 사파에콜로지 리조트에서 1박 2일. 천 미터 이상의 우뚝 솟은 산봉우리들에 둘러싸인 곳, 밤하늘을 점점이 수놓은 은하수 별빛, 하늘과 땅의 경계를 가르는 인피니티풀로 아무도 오지 않는 새벽 몇몇의 사내들이 전속력으로 점핑하며 뛰어들었었다. 인생샷2를 건졌다.

우리는 그렇게 놀았다. 어울렸고, 정겨웠고, 가슴과 가슴으로 연결되었다.

함께 하면서 나를 위해 온전한 시간이었던 사파에서의 6일이었다.




마술피리(황정윤) :

산비탈을 가득채운 다랑이 논의 물결에 놀라고,

선베드에 누워 바라보는 사파의 밤하늘에 반했어요.

하늘과 바로 이어지는 듯한 인피니티 풀에서 칵테일에 취했고요.

홀가분하고 여유있는 휴식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박성민 :

나에게

혼자가 아닌 여행(주로 가족여행)은

교통. 숙박. 음식. 안전 등

모든것을 책임져야하는

부담.  책임. 돌봄 등이 먼저 온다.


하지만

이번 남성연모. 사파 여행은 달랐다.

즐거움 설래임 고마움 등이 먼저 왔다.

놀라운 경험이였다.

혼자 가는 여행이 아닌데 이런 느낌이 먼저라니!!!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다.


하지만 내 안의 익숙한 회로가 곧바로 작동이 되었다.

“미안함. 불편함. 찜찜함”

내가 여기서 이렇게 해도 되나?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여기!!!

현존이 걸리는 대목이었다.


이 여행의 맴버는

안전한 장소를 제공해 주는

비폭력대화 남성연모의 주인공들 아닌가!!

나는

천군만마를 두고 있지 않은가!!


내 느낌을 솔찍하게 말하고

수용, 공감, 위로 등이 나를 감싸안아 준다.

그래 지금 여기!!!


하지만

가족들에게 미안한 맘이 또 스물스물 올라온다.

난 여기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 놈의 회로는 언제쯤 변경이 될런지?

내년 3차 여행 때는 좀 달라져 있을려나…




임광순 :

사파여행은 남성연모 선생님들과 떠나는 두번째 여행입니다.

첫번째 여행에서의 긍정적 에너지를 이번 여행에서는 어떻게 다가올지에 대한 기대와 어떠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흥분으로 떠납니다.

여행 시간이 흘러가면서 기대는 현실이 되어 갑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 소통 그리고 나의 욕구들이 충족되어 갑니다. 단체 여행의 모습이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개개인의 자유가 유지되는 모습은 편안함과 소속감을 채워줍니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분들이 있기에 안심이 되고 나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일을 기꺼이 하려합니다. 이분들과 여행을 하면서 불편함 보다는 편안함이 외로움 보다는 즐거움이 나를 채워갑니다.

시간은 멈추지 않기에 여행은 끝나갑니다. 그러나 아쉽지 않습니다. 이 여행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여행으로 떠나는 하나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아쉬움보다는 다음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이 다시 시작 됩니다.

이번 여행을 함께 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김용대 :

저에게 사파 여행은
가기 전에는 망설임과 걱정
가서는 충만함과 편안함 그리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
와서는 지난 여행에 대한 그리움
으로 다가 옵니다.

여행 중에는 어떤 결정을 하던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동의 라운드와, 저녁 나눔의 시간, 김형렬 선생님 얼굴에 송글하게 맺혔던 땀, 하늘에 걸어 놓은듯한 수영장, 그리고 그곳에서 식전에 뛰어 놀던 어른들의 모습이 따뜻하게 기억납니다.

여행 중에 채워졌던 배려, 기여, 안정, 편안함은 참여 못했던 작년 여행에 대한 아쉬움과 내년 여행에 대한 기대로 나타납니다.
같이한, 그리고 갈수 있게 도와준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김승천 :

여행~ 여행이란 단어 자체가 주는 풍성함은 끝이 없다. 모험, 즐거움, 도전, 음식, 사람들, 놀이... 그런데 막상 준비할려면 스트레스가 몰려 온다. 그러나 남성연모의 2018사파여행은 그렇지 않았다. 아마도 그것은 서로의 배려와 기여 선택과 존중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을 수가. 지금도 사파의 토파즈 에콜로지 호텔에서 새벽에 첨벙 거리며 놀던 야외 수영장의 즐거움이 생생하다. 그리고 어느새 나는 2019여행을 기다리고 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충족된 욕구는 호기심, 기여, 모험, 휴식, 맛있는 음식, 새로움, 연결, 공동체, 배려, 도전, 등입니다.

충족되지 않은 욕구는 여유.



이재면 :

누군가를 책임져야 한다라는 부담감 제로. 반대로 누군가에게 부담이 될까 마음이 쓰이긴 했습니다.
다음 일정에 대한 부담 제로. 그저 정해진 일정 안에서 선택할 수 있었으니까.

다만 준비하신 형렬샘께서 부담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자연환경 굿.
부담없는 음식값.
나의 몸을 소중히 다뤄주었던 마사지샵(물론 돈은 냈습니다만) 이로 인해서 내 몸은 내가 소중히 다뤄야겠다는 생각을...
내가 나서서 언어의 벽을 넘지 않아도 되었던 편안함, 믿음, 도움이 충족되었었죠.
어떤 선택을 하던지 수용해 줄 거라는 공동체에 대한 신뢰.

가족에 대한 그리움.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사랑...

모기에는 물렸지만 덥지도 춥지도 않았던 아름다운 밤하늘...

무사히 한국으로의 복귀가 가능했던 모든 관련자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사파 여행을 가시게 될 분들에게 참고가 될만한  정보를 정리해 보았다.


일정

- 기간 : 2018.5.18(금) - 5.23(수), 5박6일


- 날짜별 주요 일정

0일 (5.17, 목) : 오후 9시 인천공항 집결, 게스트하우스 숙박

1일 (5.18, 금) : 새벽 6시 25분 인천->하노이, 하노이->사파, 사내 함롱산과 시내, 사파 1박

2일 (5.19, 토) : 사파 트레킹, 사파 2박

3일 (5.20, 일) : 박하시장, 토파즈 에콜로지 리조트 체크인, 사파 3박

4일 (5.21, 월) : 토파즈 체크아웃, 사파->하노이, 하노이 1박

5일 (5.22, 화) : 하노이 시내 자유여행, 하노이->인천

6일 (5.23, 수) 인천공항 도착 새벽 5:30


-인천공항 출발이 너무 이른 시간이라 전날 공항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을 함께 했다.

-사파를 가려면 하노이를 가야한다. 하노이에서 사파 이동은 하노이 시내에서 오전과 야간 버스가 있다. 이동 시간은 5시간, 비용은 1~2만원 정도로 버스 회사마다 다르다

- 우리팀은 몽키틀래블 여행사를 통해 기사 딸린 렌터카로 공항으로 픽업을 나오도록 했다.

비용

95만원

항공료, 숙박료, 식비, 현지 교통편, 현지 여행비용, 여행자보험 등 포함. (쇼핑 및 개별 자유 여행 비용은 제외)

이 비용 안에 개인 비용 USD 300 환전 포함.


항공

항공은 비에젯 항공사 웹사이트 www.vietjetair.com 에서 직접 예약. 석달 전 2월 초에 예약하여 40만원대 초반으로 가능했다. 실제 우리팀은 귀국일 변경을 하여 수수료가 추가되었다.


숙박

1. 사파 다이아몬드 호텔

http://sapadiamondhotel.com/

  • 마운틴뷰 전망을 가진 객실로 1인 1실로 2박 했다. 1박 7만원.

  • 위치, 객실상태, 시설, 조식 등 모두 좋았다.


2. 토파즈에콜로지

http://topasecolodge.com/

  • 사파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이 리조트가 될 줄이야! 강력 추천! 1박 18만원(2인실)

  • 사파에서도 차로 40분, 1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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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프로그램

사파 다아이몬드, 토파즈에콜로지, 기사 딸린 렌터카를 한국인 현지 여행사 몽키트래블을 통해 예약했다. 사파시스터즈는 사파 현지의 소수민족 여성들이 운영하는 여행사로 주로 사파 지역의 가이드 여행을 안내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