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가 만난 기린] 박기원...우리 모두 기린으로 태어났어요.

2016. 12. 29. 16:31기린 Life

리디아가 만난 사람들



 

지난 10월에 국제인증트레이너가 되신 세 분의 선생님을 차례로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이번달에는 '박기원 (NVC 국제인증트레이너)' 선생님을 선릉센터 상담실에서 만났습니다.


글 : 리디아 

사진: 이순호

 



리디아 : 선생님, 안녕하세요. NVC 처음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박기원 : 비폭력대화 책 소개를 신문에서 보고, 책을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나도 꿈꾸는 세상이라서 엄청 이상적이긴 한데 어떨까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당시 학교에 재직 중이어서 퇴근하고 저녁에 이화여대 평생교육원에서 하는

교육을 받은 것이 시작입니다. 그때 캐서린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20062학기네요. 꽉 찬 10년이네요. 그때 신촌센터가 개소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연도가 기억에 남아요.

 




리디아 : 10년의 열매가 인증지도자로 맺혔다고 보이네요.

그 과정 이틀을 참여해보니 같이 긴장되기도 하고 감동이 컸어요.

그때 가장 기억나는게 어떤 것인가요?

 

박기원 : .. KD를 설명할 때 ‘BeingDoing 의 기린으로 살기와 하기에 대해 얘기할 때였던 것 같아요. 제가 그때 우리는 모두 기린으로 태어났다라고 말하면서 울컥했어요.

내 존재에 대해서 내가 그렇게 말하면서 생각만해도 눈물이 났어요.

지금도 그걸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리디아 : 그렇군요. 저도 그때 마음이 울렁거렸어요.

그것에 울컥하는 그 마음과 에너지로 선생님이 사람들을 만나실거라고 생각하니

저도 함께 울컥했습니다. 그것이 선생님에게 매우 중요하게 들려요.

그 과정을 경험하신 것을 축하드려요. 그 날 마치고 무엇하셨나요?

 

박기원 : 아내인 샘물이랑 같이 밥먹었어요. 둘이서 오붓하게 저녁 먹었습니다.

 

리디아 : 그 자리에 샘물샘이 같이 계신 것이 저도 참 좋더라구요.

 

박기원 : 그 자리에 샘물이 함께 했었던 것이 저도 참 감사한 일이죠. 저의 지지자니까요.

 

리디아 : 국제인증트레이너가 되고 혹시 달라진 것이 있으세요?

 

박기원 : 누군가가 축하해요하고 말을 건네는 것 그리고 리디아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 것이 달라진 것 같아요. 다른 강사들과 구별 지을 필요도 없고, 원래 하던 활동과 다르지가 않으니까 실감날 일은 없어요. ‘인증’, ‘지도자라는 말이 저는 좀 불편했어요.

그 말에 맞춰서 제가 뭘 더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내가 국제 네트워크 안에서 무얼 꿈꿀 수 있지? 이런 고민을 해보고 있어요.

이걸 내가 왜 했을까 생각해봤어요. 이전에도 도전할 수 있는 기회들은 있었는데,

그때는 도전하지 않고, 지금은 도전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긴 했어요.



 

리디아 : 타이틀이 생기는 것이 부담스럽고 불편하세요?


박기원 : , 어감에 대한 저의 불편함이 있었던 것 같고, 또 그런 것 보다는 이전과 많이 달라지진 않았어요.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활동들을 못했던 것도 아니구요.

그렇지만, 이것을 준비하면서 나를 돌아보고 내 한계와 그것을 넘는 도전을 하는 것이 의미있는 것 같아요. 나 자신을 향하는 성장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좋아요.

지식적으로나 내적으로 나를 더 살피는 것이 좋았어요. 제가 이번에 그런 선택을 했던 것 같아요.

 

리디아 : 이런 타이틀이 없다고 해서 하고 싶은 것을 못 할 활동을 없다고 하셨는데, 한국 NVC공동체 안에서는 국제인증 트레이너를 배출해내는 것이 저는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타이틀을 달고 펼쳐나갈 때 또 갖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때도 말씀해주셨지만, 좀 더 애정을 갖고 있는 대상이나 분야가 있다면?

 

박기원 : 저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모미나 선생님은 한국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교포를 포함합니다.(웃음)

그리고 RC(회복적 서클)에 관심이 많아요. 갈등은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RC 쉽고 간단한 시스템을 전국 어디에든 적용해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격하지 않으면서도 풀어낼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보면 정치하시는 분들에게도 필요할 것 같아요. 어느 대통령이든 갈등을 다루는 일은 너무 중요하니까요. 지역사회 곳곳에서도 필요하구요. 우리나라에 좋은 인재들은 많아요.

예를 들면 사회복지사등 RC를 배울 수 있는 인력들은 우리나라에 많이 있죠.

지역을 옮겨 다니면서 한 지역 한 지역 만나보고 싶어요. 있는 자원들에 좀 더 역량 강화를 하자는 것 뿐이니까요. 정말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리디아 : 무척 현실적으로 들리네요. RC는 갈등이 생겼을 때 풀어가는 방식인데, 몇몇 전문가들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진행자를 지역에서 양성하고, 또한 예방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들리네요.

 

박기원 : 그 지역의 진행자를 양성하는 것이 의미있는 것은 지역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그것을 또 지역에서 다룰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공감버스가 필요해요. ^^

 

리디아 : 특별히 기억에 남는 교육생이 있다면 ?


박기원 : 비전 트레이닝이 기억이 나요. 그 전에는 강남쉼터에서 해봤어요. 그렇게 원하는 교육은 아니었어요. 그 분들은 속마음을 잘 이야기 안하셔요. 그리고 단주하시는 알콜중독자들에게 이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마음이 솔직히 있었어요.

그러다가 그래도 내가 경험해보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편견을 깨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단지 알콜에 대한 경험이 있고, 이제 그것을 끊어보려고 하는 분들이라는 것이죠. 지낼 곳이 없어서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것 뿐이지요. 그분들 나름대로 표현하고 질문하려고 하시는 모습이 좋았어요.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왔다 갔다 하시기도 했지만, 꾸준한 참여율이 높아서 보람되었어요.

 

리디아 : 듣기만 해도 감동이 있네요.

 

박기원 : 만나보니까 갈증이 있는 분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런 분들에게 NVC를 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 또 생각나는 사람은 썬파워에요.

썬파워를 한겨레 문화센터 분당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때 썬파워는 NVC를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그때도 썬파워는 뭔가를 해보라고 부탁하면 제일 열심히 했었어요. 그런가보다 했는데, 한참 후에 센터에서 만나게 되었고, 무척 반가웠어요. 중재 때 같이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끝날 때 서로 인사 나누는데 썬파워를 보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던지...

내가 이렇게 나누면서 이제는 수강생이었던 분들이 동료로서 함께 하고 나누고 있구나를 생각하니까 너무 좋았어요. 동료가 되었다는 것이 정말 좋아요.

 



리디아 : 기린친구들에게 한마디 덧붙이고 싶으신 것은?

 

박기원 : NVC 박기원도 한다. 박기원도 하는데, 계속 같이 합시다.

 

리디아 : 하하하하. 선생님 저는 국제인증 트레이너가 한국에서 나올 때...

저에게 그 의미는 NVC를 전하는 분들의 전문성이 더 다양해지는 것,

선생님들이 기존에 갖고 계신 자원이 우리 공동체에 선물로 오는 것이에요.

 

박기원 : , 좋네요. 제가 기린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기린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이것이 우리의 삶의 전제라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모든 것을 환영하고, 맞이하고, 경험하자.’입니다.

모든 것을 환영하기 힘들지만, 우리가 환영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거죠.

왜 우리가 환영하지 못하지? , 내가 이런게 충족되지 못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채고,

그것을 돌보는 거죠. 그럴 때 우리의 전제를 다시 상기하고 그쪽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제가 말해놓고도 너무 멋지네요.

 

리디아 : 멋짐을 한껏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