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어른이 여러분~... 방화6종합사회복지관의 입술에서 피는 꽃

2015. 12. 14. 11:53기린 학교 /교육 후기

오늘은 스마일키퍼스 프로그램으로 만나왔던 학생 중 가장 고령학생분(?)들을 만나 뵈러 가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고령이라면 어느 정도일까요? 70대가 많으시고 가장 어르신은 올해 89세라고 하시네요.

 

행사장에서 선물만 받고 얼른 이리로 왔어. 다들 오고 있어.”

등산 갔다가 넘어져서 눈덩이가 파래요. 선글라스 끼고 온 거 이해해주세요.”

눈 수술하고 오느라 늦었어. 안아파. 괜찮아.”

수업에 올라고 새벽 일찍부터 병원 가서 치과치료 받고 바로 온 거여.”

, 몰랐어요. 내가 알았으면 이 수업 빠졌겠어요? 전화 좀 해주지.”

 

어르신들은 이 수업에 오시려고 몸이 편찮으시고 불편하신데도 불구하고 금요일 1시가 되면 복지관으로 오십니다. 여기에 오시면 이런 저런 사정 다 잊으시고 2시간동안 집중해서 활동할 수 있다고 말씀하세요. 재미있고 즐겁고 행복해서 좋은데다가 교양도 쌓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냐고도요.

 

 

 

5번의 만남을 떠올려보니 웃고 울고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이 글로 다 담을 수 없음이 아쉽습니다. 또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나누기 위해 갔었는데 오히려 어르신들께서 살아오신 삶의 지혜, 이겨냄, 인내, 용기, 사랑 등을 배웠는데요. 그건 다음 기회로 남겨놓고 우선은 수업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할까 해요.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함께 할 때 어르신들께서는 살아온 세월이 너무 길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한국전쟁 때의 어려움들과 어린 시절의 즐거운 추억들을 말씀하셨어요. 좋았던 시절들 이야기를 나누시면서 얼마나 밝고 환한 미소를 지으시던지요.

 

또 화가 날 때 어르신들께서는 그냥 참아야지 별수 있나 하시면서 지금까지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그냥 참고 살아와서 머리가 아프고 가슴에 병이 들었다고 하시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제 마음이 한없이 먹먹해지기도 했답니다. 그 때 큰 선생님, 작은 선생님(어르신들은 호정애선생님을 큰선생님으로, 저를 작은 선생님으로 불러주셨답니다)처럼 말했다면 듣는 상대가 순한 애가 되고 그럼 싸울 일도 없었겠다고 하셨네요.

 

또 의사소통을 할 때 오해가 생기는 것에 대해 전달하기 게임을 할 때 몸동작과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보고 어르신들께서 얼마나 하하호호 웃으시고 눈물까지 흘리셨던지요. 활동 끝에는 말을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오해를 불러오는지를 알게 되었다고도 배움을 나눠주셨어요.

 

 

처음에 뵐 때가 생각납니다. 한분의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분들의 지방방송으로 분위기가 산만해지고 그러면 말씀하시는 분은 그런 분들에게 역정 내시고 수업하는 장소가 냉랭해지기도 했지요. 또 말씀하시는 차례가 오면 이야기할게 없다고 하시면서 그냥 지나치기도 하셨고요.

그런데 오늘은 한분이 말씀하시면 다른 분들은 끝까지 듣고 계시네요. 게다가 한분 한분 말씀하시구요. 그 과정에서 매일 만나는데도 알지 못했던, 그간 살아온 이야기들을 나누시며 아고 그랬구나. 힘들었겠네. 애썼어.” 하시며 서로를 이해하시고 위로하시는 순간을 선물로 받으시네요.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었네요. 사회복지사 선생님께서 지지난주 나들이에서도 놀라셨는데, 그간 어르신들께서 소통도 힘드시고 그로인해 다툼도 있으셨는데 많이 달라지셨다고 하네요.

 

어르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서 저의 친어머니와 시어머니를 더 많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고 두 분의 어머니들께서도 이런 활동의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마지막 수업을 마쳤습니다.

 

함께 해주신 어르신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글쓴이: 선송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