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서클 작은 워크숍 경험 공유

2017. 3. 3. 10:39기린 활동_NGO/활동 현장

지난 20일에 저희 출판서클을 중심으로 작은 워크샵이 있었어요. 
책 하나가 나오는 과정에 대해서 이해를 함께하고 요즘 출판계의 고민은 무엇인지 이야기 들었지요. 
출판서클 구성원이 다 모였구요. 사무국 스탭들도 참석해 주셨어요. 
진행은 바로바로.. 최광렬 선생님이 해주셨지요. 

최선생님은 오랜 경력으로 저희 단행본 출판을 맡아서 진행해주고 계십니다. 
이날 워크샵은 저희 서클 역량을 강화하고 서로 고민과 비전을 나누는 차원에서 이루어졌고  
지금 글을 쓰는 건 사무국의 제안을 받아 이 워크샵 내용을 회원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 글 : 김 보 경
- 사진 : 현주,리디아


 저는 출판사 일이 어느 정도의 기획과 교정 교열, 홍보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책과 출판에 대해서 시각이 좀 넓어지고 상세한 흐름들도 알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편집 과정의 체크리스트가 보통 몇 개나 될까요? 우리 나라에서 소설 좀 본다하는 사람들은 아실 법한 어떤 출판사의 경우 165개라고 합니다. 저는 그 내용이 체크리스트로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 부럽고 재밌기도 했어요. 누가 일을 해도 어느 정도 quality가 나오는데 도움이 될 것 같고 업무 노하우를 자산으로 쌓아두는 것으로 보여서 듣기만 해도 뭔가 든든하겠다 싶었거든요. 

<최광렬선생님이 만들어서 나누어 주신 핸드아웃>


 저희 출판사에서 작년에 나온 마셜 선생님의 책, ‘갈등의 세상에서 평화를 말하다’의 경우 가제본 상태에서 수정리스트 항목이 몇 개였을까요? 207개였다고합니다. 여기에는 오타 등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항목도 있지만 작업이 해를 넘기면서 연도를 변경한다던지, 센터가 이사를 해서 주소를 변경한다던지 의외의 변수가 작용하는 경우들도 있었답니다. 이런 말씀을 들으면서 내가 함께 일을 한다면 내 제안이 좀 더 시의적절하게 쓰일 수 있도록 전체 흐름을 보면서 일하는게 좋겠구나 싶었어요. 

 또, 출판일이 홍보물이나 마케팅 계획서처럼 책 이외에 나와야할 텍스트들이 있고 저자, 디자이너, 홍보처 담당, 제작사의 과정별 담당자 등 여러 사람을 만나는 일이더라구요.  요즘은 판매처와 협력해서 싸인회나 북콘서트등의 이름으로 행사를 하기도 하지요. 이런 일들을 쭉 그려보면 출판은 책 한권이 나오기까지 이곳 저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을 촉진시키는 굉장히 역동적인 작업같아요. 

 < 출판 과정을 설명해 주고 계시는 최광렬 선생님>

 
 이렇게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짜자잔’ 책이 나오면 독자의 니드Need를 함께하는 소중한 책으로 여러분께 환영받고 … 오래 오래 읽히며 잘 살았답니다!로 끝나면 좋겠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책은 점점 덜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문자이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네요. 그런데 좀 더 들여다 보면 사람들은 다른 형태로 글자를 많이 읽고 있다고 합니다.  다른 점은 형태가 책, 종이가 아니며 또 공짜라는 점이지요. 

그래서 지금 상황을 최선생님은 누가 무엇이 필요한지 불명확한 정보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고 표현하시더라구요. 아울러 이런 상황을 역행하기보다는 적절히 적응해가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요.  그럼 적응을 위해서 이 상황에서 중요해지는 출판의 능력은 무엇일까요? 바로 ‘제안능력’이라고 합니다. 독자가 누구인지 알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서 컨텐츠를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이요. 

 책을 하나의 솔루션이라고 본다면 책은 독자의 문제에 대한 답으로 contents에 해당하는데, 이 contents는 그것이 종이이건 전자화면이건 어떤 container 그릇에 담기지요. 지금은 contents도 container도 넘치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또 container는 출판사 입장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구요. 그래서 중요해지는 것이 독자를 이해하고 만날 수 있는 능력, 누가 추천했는지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등 context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 작은 워크샵을 마치고, 다 함께 >


음.. 이쯤 되니, 강의가 이뤄지는 현장이나 우리 센터 회원님들이 비폭력대화를 주변에 소개하는 순간이 저는 출판의 한 과정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현장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책’이라는 꽃이 피고 있는거죠. 그래서 저 자신에게 작은 부탁이 생기는데요. 강의를 하면서 사람들의 필요를 듣고 있는 입장이니 출판사 스텝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겠구나 라구요. 그것이 수다일 수도 있고 회의일 수도 있겠지만요. 

아무튼 저는 이번에 출판서클에서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가  좀 더 확장되었고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한 것이 감사해요. 또 수 많은 회원분들이 저희 한국NVC센터의 책들을 추천하고 자신의 필요를 알리면서 그동안 함께하고 있었다는 것이 보여서 새삼 우리가 더 큰 공동체로 다가오는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단행본이 이제 12권이 되었습니다. 하나 하나가 여러분 삶과 맥락을 함께하는 지점이 있다면 주변과 그 이야기를 나눠주시길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