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VC패밀리 캠프] 큰 아들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

 

 

* 제주 패밀리 캠프 후기 *

 

 

저는 아들 둘, 딸 둘을 낳은 “넷 씩이나?” 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엄마입니다

네 명의 아이들 모두 청소년 기본법에 의거 9~24세 질풍노도의 청소년들이기에 비폭력대화(NVC)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느껴지시나요? 끔찍한게...

 

저는 NVC를 공부하던 중 센터에 붙여져 있는 공문과 친추되어 있는 톡으로 패밀리 캠프에 대한 공지 사항을 보고 마음이 끌렸습니다. 

 

일찌감치 아들들은 기숙사나 자취생활로 독립적인 생활을 시작해 집에서 떨어져 있는 시간이 생겼고 그로 인해 가족들 상호간의 의사소통에 삐그덕거리는 제동이 걸려 기름칠을 할 때가 온거라고 느꼈지요.

저는 가족들이 NVC의 필요성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과 특히 큰 아들과 연결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기에 제주 패밀리 캠프를 신청 하게 되었습니다.

 

캠프는 참 자유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오는 대로 인사를 나누며 가족끼리 모여 앉기 시작하였고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웃는 웃음소리가 어디로 모여야 할지 알려 주었습니다.

 

처음 우리가 한 일은 센터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밖으로 나가 자연물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였습니다. 어둑해지고 낯선 환경 속에서 서성이는 우리는 서로가 필요로 하는 자연물을 묻고 말하며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돌, 나무, 꽃, 다양한 풀잎, 갈대 그리고 흙까지 어느 하나 빠진 것 없이 어우러져 우리만의 센터를 완성했습니다. 모르는 아이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함께하는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서로의 친밀감을 갖기 위해 공동체 놀이를 하였는데 긴 줄을 동그랗게 묶고 잡아당기며 일어서자 팽팽한 원이 되었고 제주캠프 3살짜리 막내가 그 줄 위를 걸어가는 모습은 우리의 시작이 배려와 소통으로 찌그러짐이 없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리기에 충분 했습니다.

 

 

 

캐서린 한 선생님의 강의와 최정애샘과 이미경샘과 함께한 시간은 비폭력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지혜와 연결 그리고 존중의 깊은 의미도 성찰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자칼의 사회에서 기린의 사회로 넘어오는 간단한 프로세스는 감사라는 것!! 정말 감사가 일상용어가 되도록 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습니다.

 

아이들은 귤 농장을 체험하고 저는 큰아들과 해변걷기에 참여했습니다. 준이가 본 것을 나도 보고 내가 들은 것을 같이 들으며 서로가 함께 느끼며 걷는 이시간이 얼마나 편안함과 따뜻함을 주었는지 묻지도 않았는데 큰 아들은 자기 안에 있는 말을 꺼내기도 했답니다. 다른 여행에서는 왜 이런 느낌을 느끼지 못했을까요? 

 

 

앞서가는 부부의 뒷모습이 너무 아름답다며 큰 아들이 사진을 찍어 선물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혼자 아이들을 키운 엄마에게는 자녀에게 큰 가르침이자 축복이였습니다.

 

 

저녁을 먹은 후 두 세 가족이 모여 한명씩 돌아가며 한 가지 사건을 말하고 느낌과 욕구를 알아주는 시간에 막내 딸이 울며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잠깐 놀라기도 했지만 모두 함께 욕구를 찾아주는 모습과 섞여 엄마로서의 압박에서 벗어난 홀가분한 지지자였던 느낌도 제 몸은 기억합니다.

 

이렇게 둘째 날이 지나고 셋째 날이 되었을 때 지정된 시간에 치러야 하는 시험이 있어서 아쉽게도 부부공감 세션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과연 어떤 느낌과 욕구들이 헤엄치며 그 공간을 사로잡았을까? 서로를 공감하고 알아차림을 통해 다른 분들과 어우러져 나누는 삶의 깊이와 넓이를 놓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 마지막 날 밤 평소에 팟빵에서 듣던 대화만점 방송이 직접 눈앞에서 진행되어 프로에 동참하게 되었고 함께 지내던 이들의 사연을 즉석에서 뽑아 함께 나누는 아주 특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후 저는 대화만점이 시각화 되어 이제는 팟빵을 들을 때 눈으로 직접 보는 듯 합니다.

 

 

 

이런 모든 시간을 축하라도 하듯 아이들의 마지막 장기자랑 공연은 흥분의 도가니 였습니다. 프로다운 자전거쇼, 이단 옆차기를 비롯한 봉을 휘두르는 날렵함, 깜찍 발랄한 걸그룹의 춤, 깜짝 놀라게 하는 마술쇼, 아이들의 상어 가족 합창들은 주머니에 담아가고 싶었습니다.

 

떠나는 날 오전 가족간의 감사 시간에 옆집에서 눈물을 흘리시던 모습 그리고 10년 후 가족화와 마무리 소그룹 나눔 세션은 참으로 감동이였습니다. 그 때 저도 참았던 눈물이 쏟아져 내려버렸습니다.

 

 

이 감동 뒤에는 비폭력 대화로 삶에 받은 유익들을 나누고자 기여하신 샘들의 노고가 있음을 3살부터 70대에 이르는 세대의 가족들이 분명히 보고 명확히 느끼게 해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엄마 : 얘들아 너희는 제주 패밀리 캠프 어땠니?

 

정 : 십대들의 공감방?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지도 않고 얻어가야 하지도 않고 강요당하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아이들과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어요 수업을 시작할 때 우리는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형식상의 대화는 하지 않았고 약간의 어색함속에서 서로의 진실된 욕구를 찾아보고 이해했어요 그게 친구들과의 연결로 도와준 것 같아요

 

은 :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에 일반 선생님들은 제지 할텐데 “~해볼까” 하며 이야기하는 모습에 덩달아 마음이 편해졌어요 저도 자유롭다는 느낌이 들었고 제 느낌과 욕구도 쉽게 찾을수가 있었어요

(캐서린 샘이 한 말 중 두 욕구는 동등하게 존중되어야 하며 안전하다고 느낄 때 창의적이 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정 : 나의 모든 행동 뒤에는 충족되지 않는 욕구가 있고 그래서 행동이 나온다는 것을 알았어요 선생님들이 가르치려 들기보다 저희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진 것 같아서 많은 것들이 이루어졌고 그 후 많은 것들이 달라졌어요

 

영 : 저는 아이들 피해 도망다니기도 했는데 저 한테 안오면 서운 하더라구요 하하 아이들과 농구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비폭력 대화를 배워도 폭력을 쓸수도 있구나 ~큭큭... 엄마처럼요 하하~

 

엄마 : 안 배우면 안줄어든다. 하하~ 행복은 자연스러운 것이라서 방해하는 것을 제거해야 하는거니까~ (캐서린 샘이 캠프 때 한 말)

 

준 : 저는 엄마랑 해변을 걸으며 데이트 할 때가 편안하고 참 좋았어요

 

엄마 : 그래 참 편안하고 좋았어 함께 해줘서 고마워~

 

저는 요즘 같은 일상이지만 다른 대화방식이 주는 축복을 누려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뭐냐 하면요. 사실....

캠프올 때 함께 가기만 하고 참여하지는 않겠다며 같이 온 큰아들이 정말 말 그대로 처음에 무엇을 할건지 안할건지도 결정하는 시간조차 참석하지 않고 식당에서 밥만 같이 먹는 것을 보고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저는 큰 아들이 비폭력 대화가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느껴봤으면 하는 생각에 “기왕 온 김에 함께 앉아라도 있어봐~  정 아니면 방에 가서 쉬어도 되니까 일단 한번 가보고 결정하자”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오다가 배꼽밑으로 가라 앉기를 수차례 거듭했습니다. 

 

큰 아들과 연결의 실마리를 찾고 싶어 이렇게 애쓰는데 허탈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셋째 날 점심에 아들은 저에게 고마움을 표현해 주었습니다. 저는 그제서야 내가 아들의 느낌에 공감하고 있고, 아들은 나에게 감사로 연결되어 있구나를 깨달았습니다.

 

아들과 비폭력대화를 하고 싶었고 연결되고 싶은 마음은 같은 자리에 있어야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천함으로 이미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고 이번 제주 패밀리 캠프의 주제처럼 “따로 또 같이” 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을 축복하고 싶습니다.

 

권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