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야기] 친구가 이름으로 놀릴 때

2017. 12. 4. 11:46기린 Life


의왕시에 자리잡은 덕장초등학교2015년부터 비폭력대화 센터와 MOU를 맺고 비폭력대화 교사연수, 가족간의 비폭력대화를 위한 학부모연수가정통신문 발송, 학생 스마일키퍼스 교육활동연계 등 교육공동체와 함께 비폭력대화를 생활화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주 26시간씩 비폭력대화 전문강사님 2명이 항상 학교상담실에 상주하시면서, 주기적 학생상담 및 임시적 문제상황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서로 다른 생각으로 갈등이 생기곤 한다. 의견 차이는 말로 시작하여 때론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교사인 나는 갈등이 생긴 아이들을 불러놓고 각자의 입장에서 갈등이 생긴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라고 한다. 아이들은 자신입장에서 옳은 생각과 억울한 느낌을 거침없이 이야기 한다. 교사인 나도 각각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너의 입장에서 그랬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기 일쑤다.


 

덕장초는 비폭력대화와 함께 한지 3년이 되어간다. 아이들이 변하였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갈등상황이 생기면, 우리 아이들은 일단 감정카드(NVC의 느낌욕구카드-칠판용자석카드)가 붙어있는 칠판으로 가서 이 갈등상황으로 인한 자신의 느낌과 욕구에 해당되는 단어를 골라서 교사에게로 온다.


갈등상황은 우리 반에는 승윤이와 현서라는 친구가 있다. 승윤이가 현서의 이름을 자꾸 만두라고 놀렸다.


현서 : ‘하지마

승윤 : ‘미안해 만두야하면 놀림을 계속하는 상황이었다.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다가 현서가 승윤이의 팔을 붙잡고 칠판 쪽으로 가서 느낌욕구카드를 골랐다. 그것을 보고 있던 승윤이도 멋쩍은 듯이 서 있다가 자신도 느낌욕구카드를 고르더니, 나에게로 왔다이 때 교사는 아이 둘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한명이 먼저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이야기 한다.


현서 : 지금 나의 느낌은 화난다’, ‘짜증난다.

승윤 : 나는 재미있다

현서 : 나는 네가 나의 이름을 만두라고 놀려서 화나고 짜증이나. 그래서 나는 네가 나를 존중해 줬으면 좋겠어.

승윤 : 나는 너의 별명을 부르니까 재미있어서 그랬는데

네가 화나고 짜증난다고 하니 앞으로 그렇게 하지 않을께

나의 욕구는 놀이. 나는 너랑 같이 놀고 싶어서 그랬어. 미안해

현서 : 나도 너의 마음을 몰라서 미안해

교사 : 둘이 이제 마음이 편해졌니? 이렇게 화해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특하구나.

 



아이들이 각자의 느낌만 강조하면서 이야기하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상대방의 욕구까지 들여다보려고 하는 모습이 참으로 기특하였다. 먹물 한 방울이 점점 스며들어 화선지를 가득 채워 아름다움을 뽐내듯이 우리 학교에서 비폭력대화는 긍정과 희망으로 자리잡고 있다.


덕장초등학교 김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