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2. 15:37ㆍ기린 Life
10월 중순의 어느 볕이 좋은 날
최문영 회원님의 댁에 방문하였습니다.
NVC를 삶에 적용하며 지내려 노력하고 계신
후원회원 최문영님의 가정에서
친정어머니와 아들 성원군과 함께 만났습니다.
수라하트(Sura-hart)의 노폴트-존 (No-fault Zone) 으로
가족과 소통하는 모습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글 : 리디아
-사진 : 이순호
리디아 : 반갑습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통질문지만 매번 꼭 듣고 싶은 질문이에요.
언제 어떻게 NVC를 알게 되었나요?
최문영(이하 문영) : 7~8년 전쯤 친한 친구의 소개로 비폭력대화를 처음 만났어요. 업무를 하면서 만났지만
동갑내기인지라 함께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폭이 넓어 친한 친구로까지 오랜 인연이
이어졌습니다.
친구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좋은 콘텐츠라는 생각이 들었고,
바쁜 회사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공부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삶에 적용하고 싶어서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제가 하고 있는 회사 업무와도 이어져
매우 감사한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리디아 : 그러시군요. 비폭력대화를 처음 만나게 될 때는 이렇게 일로까지 이어질거라고 생각 못하셨을텐데요.
문영 : 네, 맞아요. 그때는 이런 업무를 하고 있지 않고 전혀 다른 업무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교사연수 관련 업무를 맡기 시작할때부터 NVC센터와 함께 일하며
더 많은 교사분들에게 이런 것을 알리고 싶고,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리디아 : 참 감사한 이야기입니다. 문영님은 NVC를 보통 어떤 때 의식하고 쓰게 되시나요?
문영 : 그냥 평상시에 늘 의식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다른 사람과의 소통 때보다는 나를 성찰할 때 제일 많이 쓰게 되더라구요.
NVC3과정에서 배운 ‘욕구 명상’은 출퇴근 길 오가며 하고 있고요,
바쁜 삶 속에서 잊고 지내다가 나를 성찰하는 시간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동료, 상사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아무래도 하루 24시간 중 회사 동료와 같이 지내는 시간이 가장 많아서 사용할 기회가 많기도 합니다.
리디아 : 그렇군요. 회사에서야말로 NVC를 적용하기가 힘들다는 피드백을 많이 들었는데,
NVC로 더 원활한 소통을 하는 경험을 하신다니 기쁘네요.
NVC를 배우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문영 : NVC를 들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NVC2를 들을 때
NVC 댄스 플로어(Dance Floor)를 통해 나의 욕구와 상처를 알았을 때입니다.
직장에서 리더로 일하면서 부하 직원과 갈등이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잘 하고 있음에도
수시로 떠오르는 그때의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어요. 심리적 외상이죠.
그것 때문에 정말 힘들어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그 문제를 갖고 댄스 플로어를 하면서 그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에 대해서 내가 실망한 것을 알았고, 그런 나를 내가 먼저 인정하고
보듬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연약한 저와 만나게 되었을 때....그때 전환되었던 순간이었어요.
해당 과정을 진행할 때 나의 진짜 욕구를 알아갈 수 있게 끌어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그리고 안아주신 선생님의 그 따스함과 다독임이 담긴 목소리는 지금도 제 귓가에 남아있어요.
힘들 때마다 큰 힘이 되어주고 있지요.
그리고 다른 사람을 공감해 줄 때 어떻게 해 주어야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지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리디아 : 들으면서도 뭉클합니다.
문영 : 또 하나 가장 가까운 기억은 작년 가을에 NVC3 를 캐서린 선생님, 김효선 선생님과 함께
숙박교육 강의를 들었던 시간입니다.
5년에 한 번 회사에서 주는 열흘간의 소중한 안식 휴가의 1/2을 숙박교육으로 보냈어요.
그때 역시 나와 온전히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고,
이끌어 주신 캐서린, 김효선 선생님과 함께 열린 마음으로 나누어주신
같이 참여하셨던 선생님들 덕분에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과제를 해결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나눔을 함께 했던 분들의 지혜로움이 가득 담긴 목소리,
시원한 바람결, 차갑지만 상쾌한 새벽 공기, 존중의 마음, 열린 대화…. ‘평안함’과 ‘안식’이라는 단어를 보면
이때의 추억을 가장 먼저 상기하게 되요.
리디아 :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의 풍경들이 저도 떠오르면서 같이 그런 순간들도 가는 거 같아요.
이번에 인터뷰를 응해주신 계기도 최근에 수라 하트 (Sura Hart) 강의에서
시연으로 참여하시는 것을 보고 부탁하게 되었는데, 그때 이야기를 해주시겠어요?
문영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엄마’ 역할인 것 같아요.
회사에서 흔한 메뉴얼도 없고, 정답도 없고…. 고백하자면 오랫동안 비폭력대화를 배웠는데
적용 시도 자체를 못해 본 유일한 대상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에요.
그때 워크샵에서 우리 가정에서 제가 ‘독재자’라는 말을 듣고 있다는 표현을 했었는데,
늘 시간에 쫓기다보니 내가 생각하는 모범 답안대로 하기 위해서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 ‘독재자의 길‘이었던거 같아요.
수라 하트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빨리 갈 수 있다고 선택한 방법이
오히려 평안한 삶을 방해하는 큰 요소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강의 중에 7가지를 다음과 같은 7가지를 말씀 해주셨어요.
<Parenting Practices 양육 연습, Teacher Training 교사 훈련>
1. Take time for yourself
부모로서, 교사로서 자신을 축하하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 내기
2. Ask before you give advice
조언, 충고하기 전에 먼저 물어보기
3. Family Council Meeting regularly
정기적으로 가족 회의하기, 학생들과 함께 규칙을 정하고 의논하는 시간 갖기
4. Empathy
공감해 주기
5. Listen more than talk
말하기보다 듣기
6. Walk and Talk
걸으면서 대화하기
7. Gratitude
감사
이 7가지를 머릿속에 늘 생각하면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2번 ‘조언하기 전에 상대방이 조언이 필요한지 물어보는 일’은
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몸에 체화시키기 위해
요즘 늘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리디아 : 오늘 노폴트-존 (No-fault Zone)을 가족과 같이 해보시는 걸 같이 공유해주기로 하셨는데, 괜찮으세요?
문영 : 사실 아직 아들이랑은 잘 해보질 못했어요.
아이랑 조금만이라도 서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아까 말씀드린대로 여유가 없으니 잘 안 되는거 같아요.
너무 쑥스럽기도 하구요. 사실은 이번에 리디아 선생님이 취재 오셨으니
진행을 좀 도와주시면 아이든 친정어머니든 함께 해보고 싶어요. 부탁드려요.
리디아 : 아. 그런 기대가 있으셨군요. 도움이 필요하시면 제가 할 수 있는데까지 한번 해보겠습니다.
*노폴트-존 (No-fault Zone) 진행 : 리디아
참여 : 최문영, 전성원(10세, 아들), 주명식(친정어머니)
내용 : 얼마전에 저녁에 문영님이 집에 들어와서 성원이를 야단쳤을때,
그것에 영향을 받은 성원이와 친정엄마와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세한 과정은 생략하고 사진으로 스케치를 대신합니다.)
리디아 : 조금 전에 친정어머니와 노폴트-존 (No-fault Zone)을 같이 하셨는데, 지금 느낌이 어떠세요?
문영 : 외할머니와는 소통을 많이 하는데 정작 엄마인 나에게는 솔직한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아들과
해보고 싶었는데, 아들은 와서 앉을 듯 말 듯 하다가 결국엔 거절했네요. 아쉬워요.
하지만 덕분에 모든 일에 적극적인 친정어머니께서 곁에서 지켜보시다가 저와 같이 마주 앉아주셨는데,
그동안 딸 힘들다고 늘 참고 지내셨던 엄마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참여는 하지 않았지만, 곁에서 놀면서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듣고 있었던 아들이 끝나고 나서
“오늘 할머니~ 이거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하고 말했는데,
아들의 말을 듣고 아들의 마음이 준비되었을 때 꼭 한번 속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디아 : 네, 저도 같이 지켜보면서 뭉클하고 같이 눈물도 났어요.
성원이도 노는 것 같으면서도 멀리 가지 않고
바로 옆에서 엄마와 할머니의 주고 받는 말을 다 듣고 고개도 끄덕이고
같이 웃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이런 귀한 시간을 같이 공유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문영 : 또 마치고 나서 어머니가 저에게만 “이거 너무 시원하고 좋네.” 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동안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구나 하고 생각하니 맘도 아프고,
이런 기회가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들의 양육과 관련해서, 저의 바쁜 삶과 관련해서 친정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가족들과 소통하고 삶을 나누는데 소중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어요.
저희 집에 와주셔서 오히려 너무 감사합니다.
덧붙임 후기
** 최문영님은 현재 ㈜티스쿨이앤씨에서 교사원격연수 관련된 업무를 하고 계십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NVC센터와 함께 내년 중순 서비스를 목표로
NVC교사 원격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 인터뷰를 마치고 주명식님이 갈치조림을 해주셔서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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