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5. 19:17ㆍ기린 Life
올해 CNVC 인증 트레이너가 된 모미나, 박기원, 한승희 (가나다 순서)를
차례로 만나는 시간을 가집니다. 첫 번째 만남, 모미나를 만납니다.
리디아
: 선생님, 축하드려요. 반갑습니다. 회원님들을 대신해서 제가 몇 가지 질문을 드리면서 서로 알아가는 시간 가지려고 해요. 선생님은 NVC와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셨나요?
모미나
: 2006년 서점에서 우연히 비폭력대화 책을 발견했어요. 책에 캐서린 선생님의 이대 교육과정이 소개되어 있었어요. 책을 읽고 바로 수강 신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열심히 잘 해온 것 같은데 갑자기 엉킨 실타래를 발견하고 당황스러워 본 적 있으세요?
당시 갑자기 소통이 무척 어렵게 느껴졌던 터라 사막에서 우물을 만난 기분이었죠.
저는 새옹지마라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그때 그렇게 힘들지 않았으면 비폭력대화 배울 생각을 안 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반갑지 않게 찾아온 어려움일지라도 우리를 어딘가 더 멋진 곳으로 안내하려고 온 걸지도 몰라요. 그때는 모르지만.
리디아
: 맞아요. 그때 그 순간에 어떤 이름을 붙이기보다는 그냥 흘러가는대로 힘주지 않을 때 좀 더 열려있게 되어 그 상황을 바라보는 여유도 생기는 것 같아요. 꼭 10년이 되는 올해 인증트레이너가 되셨네요. 제가 감격스러워요. 선생님이 인증 받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모미나
: 모든 과정이 감동적이었어요. 거기 참여한 분들의 지지와 피드백을 통해서도 배움이 있었죠. 성장하는 맛있는 이틀이었어요. 아, 캐서린 선생님께서 제게 "그간 인내한 것이 감동적"이라고 하신 말씀이 가장 인상적이었네요. 흐흐흐~
리디아
: 네, 저도 그 ‘인내’라는 말이 오래 기억 남았어요. 인내가 필요한 과정이구나..하고요. 헤헤 ^^ 저는 그저 증인으로서 참여했는데도 이틀이 쉽지 않았는데, 당사자인 세 분은 어땠을까 했어요. 인증과정이 쉽지 않으셨을 마친 후에 가장 먼저 한 것은?
모미나
: 기린 친구들과 축하를 나누고 남편과 맥주 한 잔 하며 수다를 떨고 싶었지만….
…저녁 강의하러 달려 나갔어요.
리디아
: 하하... 그러셨군요. 그저 하시던 것을 계속 하셨군요.
인증트레이너가 되고 나서 그 전과 달라진 것이 혹시 있으신가요?
모미나
: ....명함이요. ^^
리디아
: 하하, 그럼 그동안 NVC를 나누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교육생이 혹시 있다면?
모미나
: 가슴에 남은 참가자들이 무척 많습니다만, 젖먹이 아기를 안고 무작정 첫 강의에 들어오신 젊은 엄마가 가장 먼저 기억이 나네요. 사전에 문의도 없이 그냥 아이를 안고 오셨어요. 얼마나 절실하셨으면 그러셨을까요. 처음엔 당황하고 불편해 하신 참가자들도 계셨지만, 우리는 모두의 필요를 듣는데 집중했어요.
첫 만남이었는데 서로 깊이 이해하고 따뜻함과 감동을 느끼는 경험을 했어요.
그리고 새로운 대안이 등장했죠. 연결에 몰두하자 결과가 따라오는 멋진 순간이었어요.
그 일을 계기로 교육원에 ‘아기와 함께 올 수 있는 NVC 수업’이 만들어졌어요.
그분의 용기에서 시작해 갈등에서 피는 꽃과 열매를 만난 거예요.
그 그룹이 수업 후에도 유난히 끈끈한 유대를 이어가셨어요.
리디아
:그렇군요. 저도 아이 키우면서 힘들 때 NVC가 너무 도움이 되었어서 그 절실함이 말로만 들어도 와 닿아요. 그런 수업이 많이 확대되면 좋겠어요.
미나쌤이 앞으로 주로 관심을 갖고 펼치고 싶은 활동 영역/대상이 있다면?
모미나
: 저는 몸과 예술을 통해 NVC 의식을 체화하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몸마음으로 깊이 소화하도록 길을 만드는 일이 즐거워요.
또한 분노, 불안, 모멸감, 수치심과 같이 우리 사회에 팽배한 정서적 주제들을 다루는 데에도 흥미가 있어요. 이에 관한 연구와 개발을 계속하고 있고 더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특별히 마음이 가는 대상은 한국사람들입니다.
리디아
: 정말 기대되네요. 처음에 느낌 욕구에 대해 배울 때 몸으로 느껴보라는 이야기가 무슨 말인지 도통 몰랐던 기억이 나거든요.^^ 마지막으로 한국 NVC 공동체 기린친구들에게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요?
모미나
: 가끔 "NVC한다는 사람이 그래?”라는 말을 듣고 속상해하는 기린들을 만납니다.
우리 서로도 그럴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NVC한 사람들도 평가하던데요?”와 같은 말들을 듣기도 하고 서로를 향해 하기도 하면서요. NVC를 배웠다는 것이 또 하나의 사람에 대한 평가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겠죠.
우리는 NVC를 완결한 사람들이 아니라 NVC의식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인 걸 서로 기억했으면 해요. 종종 넘어지고 부딪히지만 오늘도 걷고 있는 중이라는 걸요.
“저는 언제쯤 잘 할 수 있나요? “몇년이나 했는데 아직도 잘 안 되요”라고 하시는 목소리들도 기억나요.
제가 있는 포이에시스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강변 공개연습모임은 연습 시작할 때마다 이 문장을 읽어요. “우리는 잘하려고 애쓰지 않고 그냥 오늘도 한다”
우리의 목적지는 '어딘가 높은 경지에 도달할 미래'가 아니라 '오늘도 NVC와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리디아
: ‘그냥 오늘도 한다’ 너무 좋네요. 저도 미나쌤도 ‘그냥 오늘도 하고’ 있는 거네요. 가볍고도 깊이 있게 다가와요, 잘 기억할게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미나
: 네, 저도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따뜻하고 감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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