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2018년의 마지막 NVC 수업을 마치며

2019. 1. 7. 13:29기린 학교 /교육 후기

2018년의 마지막 NVC 수업을 마치며, 2019년에 기대한다


- 강 현 주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소속 강사)


2018년 비폭력대화 마지막 수업 날이다.


3회기 수업 중 마지막 회에 한 참가자가 초등학생 딸 OO와 함께 수업에 오셨다. 

아이가 감기에 걸려 학교에서 가는 스키 캠프에 못 가게 되어, 엄마 직장에 나왔다가 같이 교육에 오게 되었다.


참가자들에게 듣기 힘든 말, 상처 되는 말의 사례를 부탁했다. 

참가자 한 분이 아이에게 물어보았다.(같은 직장 동료로서 친근한 사이였기에 가능했다.) 

잠시 머뭇하다 엄마에게서 들은 말이라며 하나를 꺼냈다.

그 말을 관찰로 보드에 적었다.


“그 말 듣고 느낌이 어때?”

아이 옆에 있는 분이 미니카드를 보다가 아이를 보며, "서운했어?” 물었다.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엄마는 당황해서 우는 아이를 안아 달래며 "괜찮아, 괜찮아” 했다.


"우는 게 당황스럽지만, 울 수 있도록 기다려주세요. 우리 천천히 아이 마음도 보고, 엄마 마음까지 가볼거에요.”

참가자들과 아이의 느낌에 함께 머물렀다. 아이는 속상하고, 불안하고, 무서웠고, 쓸쓸했다고 했다.  




이런 느낌 뒤에 OO에게도 뭔가 중요한 욕구가 있을 거에요. OO에게는 뭐가 중요할까요?

사랑, 사랑받는 존재임을 확인, 확신, 신뢰


사랑’이라는 말을 듣자 OO가 다시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OO의 욕구를 천천히 하나하나 찾으며, 함께 머무는 순간순간, 참가자들과 함께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느 순간 우리 모두는 하나로 연결되었다.

 


엄마는 어렸을 적 자신도 들었던 말이고 본인은 아무렇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의 반응도 궁금하고, 아이와 즐겁게 친해지고 싶어서 한 말이었다고 했다. 

상처주려는 의도가 없어도, 때론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함께 확인하게 되었다.

 

서로의 마음을 알아보고 나서, 아이에게 지금 어떠냐고 물으니,
"행복하다, 편안하다, 안심된다"는 카드를 고르며, '엄마 마음을 알게되서 기쁘다’고 했다. 

앉아있는 모두가 다 같이 기뻐했다. 

그리고  아이의 솔직한 나눔 덕분에 모두가 욕구 차원에서 얼마나 깊게 연결되는지 경험하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내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니,
이 아이들 마음 속에도, 내가 무심코 한 말이 가시처럼 박혀 있지는 않을까, 다시 뒤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2019년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조금 더 연결되기를 바래본다. 

서로 상처되는 말보다는, 서로 지지하고 사랑하는 말을 주고 받기를 바래본다. 

호기심과 존재에 대한 사랑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기를 바래본다. 

무엇보다도 내 자신이 먼저 그러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