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1. 09:55ㆍ기린 학교 /교육 후기
지난 8월 4일부터 7일까지 '까빠시따르 인터내셔널'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패트리샤 캐인을 모시고,
'트라우마 치유 진행자 과정 1, 3'이 열렸습니다.
4일간 통역으로 함께 해주셨던 박주연님의 워크샵 후기를 전합니다.
까빠시따르 트라우마 치유자 워크숍을 참여하고 나서.
글 : 박 주 연
“좋은 일을 하고 싶지만 힘든 사람들의 현실에 내가 압도당할까 두려워, 나를 보호하는 능력을 내가 가질 수 있을까?”
“누군가의 힘든 이야기를 들어 주고 의미 있는 일을 했는데 왜 내 몸은 망신창이 된 것 같지?
“나에게는 나를 돌볼 여유가 없어, 나보다 돌봄이 절실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해, 그런데 왜 나는 점점 지쳐갈까?”
이런 질문들 가져 보신 적 있나요?
위의 질문들은 제가 저에게 하는 질문들이기도 했고 또 주위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서도
참 많이 들었던 이야기 들입니다.
주위에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의 삶의 에너지를 나누는 분들이 많습니다.
의사, 간호사,교사, 부모의 역할을 하시는 분들, 성직자, 종교지도자, 상담사, 물리치료사, 상담원, 사회복지사, 공공의료 기관 및 공공기관의 상담업무를 담당하시는 분들, 지역사회 경찰, 소방관, 공무원, 활동가, 인권운동가 등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시고 나서 자신을 돌보지 못해서 많은 심적, 정서적 고통을 겪게 되시는 안타까운 사건도 보고는 합니다.
“자신을 치유하고 세상을 치유한다.”
“우리는 우리를 먼저 사랑으로 채워야만 다시 사랑을 다른 사람과 세상에게 돌려 줄 수 있다.”
“외부의 현실은 바뀌지 않더라도 내 안의 깊은 곳에서 언제나 나의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 평온함 속에서 외부의 현실에 대하는 나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은 생각보다 커다란 존재다.”
2년 전 처음 통역을 하면서 패트리샤의 이 말을 밖으로 크게 내보내면서
내 안에서 울컥하는 것이 올라왔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지난 5일간 그 말들을 반복해서 입 밖으로 소리내서 나누면서 그 말들이 가지는 힘들을 몸으로
조금 더 잘 느끼게 되고 있습니다.
너무 당연하지만 잊고 있었던 자신을 돌보는 기술을 내가 체화할 수 있다면,
그동안에 특정 상황에서 내가 가지게 되는 두려움, 말설임, 스스로에 대한 안타까움 등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과 용기가 생겨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갈수록 내가 스스로 나를 돌볼 수 있는 간단한 동작 하나가 주는 큰 위안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세계 분쟁지역, 재난지역, 트라우마 치료가 필요한 곳만을 다니면서
43개국에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치유도구를 나누고 있는
패트리샤 캐인 대표님을 옆에서 직접 보면서 77세 할머니 1명이 가진 치유의 힘을
우리 모두가 갖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세상의 빛이 될까? 하는 생각들에 가슴이 벅차게 되었습니다.
‘까빠시따르’는 ‘힘을 갖게 하다“라는 스페인어로 ’가능하게 하다‘ 그리고 ’양성하다‘라는 이중의 뜻도 지니고 있습니다. 세계 43개국에서 약 1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이 도구는 아주 간단합니다.
손가락을 잡아주거나, 일정한 지압점 들을 그저 툭툭 치거나, 몇 분 동안 복잡한 명상절차 없이
간단한 동작하나로 이완하는 경험을 하게 합니다.
단순하지만 강력하게 나이, 문화,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스스로를 보호하고 살아갈 수 있는
’몸의 기초 문해력‘을 나누는 것입니다.
파울로 프레이리의 대중교육의 철학 ’스스로 힘을 갖게 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갖게 하는 것‘ 그리고
’누구나 누군가에게 가르쳐 주고 확산하는 것‘을 그 바탕으로 합니다.
트라우마라는 거대한 말을 붙이지 않더라도 매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모든 사람들이 ‘기억, 니은, 디귿’을 말하듯이
스스로의 몸을 돌보는 아주 간단한 ‘가,나,다’를 배우는 교육은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치유의 여러 방향이 있지만 누군가와 나누기 위한 도구 특히 아무런 삶의 조건과 도구가 없는 분들이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도구를 나누자는 생각은 혁명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패트리샤는 2년 전 워크샵보다 올 해의 워크숍에서 설명을 더 줄이고, 머리로 다가서는 작업에서 조금 더 멀어진 형태로 단순한 경험이 가지는 힘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패트리샤는 반복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몸에서 느끼는 거다’ 그러므로
‘몸에서 느끼는 감정을 몸을 통해 내보내지 않으면, 실제 하지 않는 감정에 압도되어 놓치는 삶의 가능성들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몸을 신전처럼 돌보고 청소하고 가꾸어야 한다는 것을 반복해서
말해 주는 사람이 그리고 그 방법이 ‘로봇 청소기’처럼 버튼 하나 누르는 것처럼 간단할 수 있다는 것이
아주 깊은 곳의 나를 위로해 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치유하는 기술을 익힘으로써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는 그 단순하지만
눈에 보이 않던 허황되다고 생각되었던 말이 5분 동안 짧은 몸의 동작을 하면서 달라지는 사람들의 눈빛과 에너지를
보면서, 그 안에서 치유되는 내 스스로를 느끼면서 현실화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워크숍의 한 부분 중에 ‘나는 이런 문제가 있지만, 나는 괜찮아.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 들입니다’. 라는 말을
외치며 몸의 기억을 전환하는 지압점을 두드리는 동작이 있습니다.
얼마나 많이 나는 문제에 매몰되었는지, 괜찮다고 몸에게 말을 걸어 주지 않았는지를 느꼈습니다.
모든 기억과 스트레스, 감정들을 몸에 쌓인다고 합니다.
뻐근한 어깨와 무거운 머리들이 저도 일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우리는 머릿속으로 해결하고,
언어로 해결하려 하지만 잘 작동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까빠시따르는 아주 단순하지만 우리에게 몸에게 먼저 말을 걸고, 몸의 이야기를 듣고 그래서 우리 스스로를 돌보는
몸의 기술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합니다.
양치를 하듯이, 샤워를 하듯이 스스로가 스스로의 몸을 돌보는 일들을 하라는 말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언제든 우리가 어떤 하루를 살지 선택할 수 있다는 말도 다시 떠올려 봅니다.
나에게 내 몸에게 말을 거는 새로운 언어를 얻었습니다.
‘톡톡톡’ 아침에 눈을 뜨며 미간 사이를 두드리며 잠을 깨봅니다.
‘오늘 하루도 괜찮을 거야, 나는 나 스스로를 돌볼게’ 빛으로 샤워하듯이 몸을 감싸는 간단한 팔동작을 하면서
나에게 또 말을 겁니다.
“오늘 하루도 나는 멋진 하루를 선택한다.‘라고 말입니다.
한국비폭력대화센터의 소중한 연결과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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