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꿈은 현실이 되고 새로운 선물이 된다

2024. 4. 5. 08:05기린 활동_NGO/활동 현장

꿈은 현실이 되고 새로운 선물이 된다

 

지난 2월 2일부터 4일까지 경남 진영 봉하마을 봉하연수원에서는 CNVC 인증트레이너인 사빈의 안내로 ‘공동체세우기’ 워크숍이 개최되었고 연이어 3월 9일(토)에는 조금 떨어진 위치에 있는 노무현기념관에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NVC공동체의 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삶이 경이로운 점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이 아니라 어느 날 불현듯 찾아오는 아이디어가 현실이 된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두 행사 모두 경남에서는 처음 가지는 대규모 행사지만 그저 꿈처럼 지나가듯 내뱉은 말을 그냥 ‘해 보자’는 한 마디로 실천에 옮기면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꿈은 현재의(present) 사건이 되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하는 선물(present)이 됩니다. 부분적으로 진행을 맡으면서 나는 갑자기 맞닥뜨린 현실을 조심스럽게 다룰, 여리고 소중한 아기를 다루듯 전체 진행의 기조에 신경을 집중했습니다. 평소의 나답지 않은 태도였습니다. 그래서 성큼성큼 나아가기보다는 돌다리를 두드리듯, 얇은 얼음장을 건너는 마음으로 최대한 보수적인 진행 기조를 제안하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섣부르게 거창한 계획을 언급하거나 마음속에 떠오를 수 있는 어떤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는 데에 초점을 두고 그저 참석한 분들에게서 나오는 의견을 따라가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러한 보수적인 진행에 참석하신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기도 했지만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욕구와 바람으로 밑바탕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행사 자체는 최대한 “연결”에 중심을 두었고 한 세션 한 세션을 그렇게 진행했습니다. 가볍게 서로 인사하는 시간과 캐서린 선생님의 [나선 역학과 NVC 공동체] 특강으로 개인과 조직의 발전이 NVC 공동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면서 전체의 관심을 공동체로 모으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와서 오후 세션으로 가기 전에 어쩌면 가벼운 몸풀기 차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공동체 요가”를 했는데 이것도 참여한 사람들 사이, 그리고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까지 연결을 의식하도록 안내하면서 연결이 계속 이어지고 깊이 스며들게 도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각 지역별로 모둠을 구성하여 같은 지역의 NVC 실천가들 간의 연결을 더 깊이 하기 위해 서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그런 활동 안에서 겪는 기쁨과 축하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면의 욕구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깊이 연결할 수 있게 도왔습니다.

 

 

또한 각자가 NVC 공동체 안에서 찾고자 하는 것, 신뢰를 위해 필요로 하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자기 부탁을 찾고 나누면서 지역 차원의 연결을 촉진시켰습니다.

 

행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의 피드백에는 NVC 연습모임 지원, 지역의 NVC 센터 설립, NVC 실천가들의 모임과 교육 활성화, 그리고 당장 필요한 구심체로서의 밴드 개설 등의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진행을 맡은 부울경 지역 강사(저와 박지윤, 이성숙, 권민경 등 네 명)들이 모여 이 소중한 의견을 어떻게 실천할지 의논하였고 우선 소통의 장으로서 [부울경NVC] 라는 이름으로 밴드를 개설하였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 시키고 NVC가 실천가들에게 실제로 삶과 연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소중한 도구가 되도록 어떤 활동들을 펼칠까 하는 고민들을 하면서도 결코 성급하게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강사이기 이전에 NVC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강사에게 주어지는 어느 정도 역할과 책임을 기쁘고 즐기는 마음으로 수용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공동체를 구성하고 활동을 해 나가는 중심에 구성원 모두가 최대한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조율하는 공감대의 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 조건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물적 자원이 부족하기에 더 어려울 수 있지만 연결의 힘은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지역 NVC 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관심과 지지를 아낌없이 보내주신 한국 NVC센터의 지원에 감사합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부울경NVC 공동체의 날 행사를 계기로 전국의 각 지역에서도 지역 NVC 공동체가 더 활성화되길 바랍니다.

 

우리가 꾸는 꿈이 현실이 되는 데에는 누군가, 바로 당신, 나의 작은 움직임이 결정적일 것입니다.

 

최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