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있건 없건, 사람에게는 느낌과 욕구가 있어요.
믿기지 않지만 시어머니 치매는 진행 중이다. 돌아보니 치매 판정을 받고 코로나가 지났으니 3-4년이 훌쩍 지나갔다. 함께 밥을 먹을때 시어머니 앞에 더 드시라고 먹을 걸 놓아드리면 배가 불러 더 먹을 수 없어도 계속 드신다. 요양보호사에게 팔찌가 없어졌다며 팔찌 내 놓으라고 화를 내신다. 아침에 일어나 방에서 나올때 옷서랍에서 옷을 다 꺼내 순서에 맞지 않게 입고 나와 시아버지 속을 뒤집어 놓는다고 한다. 함께 살지 않지만 소식만 들어도 앞이 깜깜하다. 직접 만나고 돌아온 날은 며칠 속앓이를 한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 일이 통 손에 잡히지 않고 늙어갈 일, 병들어갈 일, 죽을 일만 떠오른다. 남편은 더 하다. 부모님 뵙고 온 날은 방에서 꼼짝하지 않고 '무성영화'를 찍는다. 아무 소리 들리지 않는다. 숨..
2022.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