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entia Together 공감모임을 다시 시작하며 _ 유문향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의 치매증상은 급격히 악화되었고, 나는 ‘아버지의 보호자’에서 아버지와의 이별을 애도할 사이도 없이 ‘엄마의 보호자’가 되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고, 얼굴은 날마다 퉁퉁 부어올랐다. 엄마는 집에서 울며 소리치고, 나는 양재천을 걸으며 소리를 질렀다. 속수무책(束手無策).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라는 말을 들었다. 정말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는 것 뿐 일까? 혼란스럽고, 암담하고, 막막하고, 참담하고, 무기력하고 화가 나고, 슬프고, 외롭고 힘이 들었다. 엄마에게 찾아온 ‘치매’ 그와 함께 온 엄청난 혼돈과 격랑의 시간들을 보내면서 비..
2021.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