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톤의 공감
10년이 걸렸다. 내가 일어나 밖으로 나가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그럼 지난 10년 동안 난 여기서 뭘 했을까? 무얼 하느라 밖으로 나가는 게 두려웠을까? 아이도 아닌 내가. 스위스, 낯선 이 곳에 온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해서였다. 그 사람이 이곳에 있고 우리가 함께 있을 수 있는 방법은 결혼이었다.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갖게 됐고 생각보다 일찍 우린 부모가 됐다. 그때부터 우린 잦은 의견 충돌을 겪었고 나는 몸까지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 해보는 부모, 그리고 엄마의 역할은 쉽지 않았다.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고, 언어의 장벽으로 주변엔 마음 편하게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나의 두려움은 점점 더해 갔고, 속시원히 대답해 줄 사람도 없는 이곳에서 외톨이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때 비폭력대화..
2021.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