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이야기] 수업 중 화를 벌컥 냈다.

2018. 4. 26. 12:06기린 Life

 

2018년 412

 

오늘 수업 중 벌컥 를 냈다. 


그것도 비폭력대화(NVC) 수업에서!! 

화를 내고 나니 후회스러웠다.


잠시 쉬고 아이들 앞에서 고백했다.

아직 맘이 속상하다고... 그리고 그렇게 표현한 내 모습이 아쉽다고..

 

애들이 그런다. "비폭력대화로 같이 풀어봐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때 내 마음을 칠판에 관찰, 느낌, 욕구, 부탁으로 썼다.


성일이가 과제를 다 마치지 않고, 쉬는 시간 종이 치자마자 매점가자하며 일어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관찰)


샘은 화나고 섭섭하고 답답했어 (느낌)

 

존중과 배려, 질서(욕구)가 나에겐 정말 중요하거든.

샘이랑 약속한 것이 지켜지기를 바랬다는 말이지.

 

다음에는 그럴 때 샘에게 매점 먼저 다녀와서 다시 해도 될지에 대해서 물어봐줄 수 있을까? (부탁)

 

그리고 그대로 그 아이에게 다시 표현했다

이번엔 어떻게 들리냐고 물어보았다. 좀 더 편안하게 들린다고 한다

 


넌 그때 어떤 마음이었어? 샘이 좀 너의 행동을 이해하고 싶어서 그래하고 물었더니 


"매점 다녀와서 마저 끝내려고 그랬어요."라고 한다

 

.. 그랬구나

그런데, 나는 이 아이는 선생님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구는 아이로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난 거였다.

 


수업을 다 마치고 불러서 다시 이야기 나누려고 보니,

내 얼굴도, 그 아이 얼굴도 이미 다 풀어진 상태.

"다음 수업시간에는 좀 더 집중해서 참여해줄 수 있어?"라고 물으니 

"네"라고 하고, "죄송해요"라고 한다.

 

아까 화내고 난 후에는 정말 부끄럽고 아찔했는데

헤어질 땐 그나마 이런 과정으로나마 아이들과 다시 연결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담 주에 에 대한 활동을 하는데, 나도 같이 해야겠다^^;;

 


 


2018년 419

 

오늘 소통의 대화 수업,

지난 시간에 내가 화 냈던 그룹^^;

오늘은 아이들과 연결이 잘 되었다. 히히~

 

내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연결에 가장 큰 의도를 두고 한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또한, 중간중간 참지 않고 내 표현을 해가면서 수업을 진행했던 것도 도움이 된 듯 하고.. 

무엇보다 지난 주에 내가 화냈던 그 사건의 주인공들이 오늘은 열심히 참여했다.

 

웃으며 나랑 이야기도 잘 나누고...

 

안심되고 고맙고 홀가분함 ^^

 


심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