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대해 줘서 고맙다" _ 부부공감 워크숍

2017. 6. 5. 11:12기린 학교 /교육 후기



2009년 친구의 소개로 마샬 선생님의 비폭력 대화와 이윤정 샘의 아이는 사춘기, 엄마는 성장기를 읽은 후, 아이들과의 소통문제를 고민하게 되었고 이는 결국 부부간의 소통 부재에서 비롯된다는 결론을 얻고 NVC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오랜 기간 냉랭했던 부부간에 대화의 물꼬를 틀 기회를 엿보면서 부부공감세션을 생일선물로 제안하려고 마음먹었지만 계속 갈등 상황이라 거의 포기했다가, 우연히 아이들에게 용돈줄 때 나는?’이라고 운을 떼었고 남편이 현금봉투를 생일선물로 건네기에 때는 이때다 하고 나 받고 싶은 선물이 있어라고 하며 교육안내를 보여주니 순간 멈칫하곤 그래, 가자한다.

야호~ 성공이다!!

순간 울컥하고 눈물이 솟으면서 그 동안의 응어리가 쑥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부부가 뭔지... 어쩌면 남편도 이런 순간을 기다렸을까?

 

교육 당일 데이트 잘하고 와, 싸우지 말구라는 큰 딸 하은이의 인사를 뒤로 하고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센터에 도착하니 세션의 첫 꼭지가 당황스럽게도 나의 사랑스러운 배우자 ~를 소개합니다.’이다. 하지만 곰곰 생각하니 많은 장점과 좋았던 시간들이 떠올랐고, 신기하게도 세션 내내 단점이나 서운했던 순간들은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되돌아보니 마지막 순서인 배우자에게 편지 쓰는 시간에 백지 중간의 점을 보여주며 우리는 작은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시던 스텝 선생님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남편이 단체교육을 싫어하고 그동안 나 다 아는 얘기야, 안 들어도 돼라는 반응을 자주 보여서 불편하지는 않을까 신경이 쓰이는 참인데, 선정릉에서 산책하며 상대에게 좌절했던 순간을 나누고 오란다. “싸우지 마시구요^^”라면서~

무사히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나눈 후 불편하지 않은지 물어보니 아니, 전혀 불편하지 않아. 참 편안하게 이끌어 주네! 불편했던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한다.

 

윤정샘의 내공이 느껴지는 순간이었고 NVC4가지 요소 중 게임을 통해 관찰을 배운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우리 부부는 그 날 몇 년 만에 손을 잡았고 서로 껴안았으며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눈물이 흐르는 가운데 위로와 감사를 나누었다. 남편에게 난 오늘 새로 태어난 것 같아라고 했고 남편은 자신에게 결같이 대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길이 없어 상처만 주고받던 우리 부부에게 내 안의 연민을 일깨워주시고 따뜻한 화해의 시간을 만들어 주신 이윤정 샘께 무한 감사한 마음이다. 이 땅에 NVC의 싹을 틔워주신 캐서린 샘께도....

 

앞으로도 예전처럼 갈등은 있을 것이고 자칼도 주고받을 것이고 살면서 회의에 빠지기도 하겠지만, 그 날을 계기로 우리가 서로 사랑해서 만났다는 사실과 마음 깊이 연민과 신뢰가 있음을 다시 확인했으니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잘 헤쳐 나갈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마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어떻게 살고 싶으십니까? 그러면 바로 지금부터 그렇게 살기 시작하십시오!”

 

감사합니다.


김미영